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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털·SNS에 비대면 한의치료 광고 등장…의-한 갈등 예고

발행날짜: 2021-12-28 05:45:58

한의협 "효과 알리겠다" 한의진료접수센터 홍보전 돌입
김교웅 위원장 "비대면 한의진료 납득 어렵다" 우려 표명

대한한의사협회가 '코로나19 한의진료접수센터'에 대한 온라인 광고를 개시하면서 의료계와의 갈등이 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한의협은 27일부터 오는 2일까지 1주일 간 온라인 포털사이트 다음과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SNS에 '한의약으로 코로나19 극복하자'는 내용의 배너광고를 진행한다. 한의진료접수센터 이용 방법과 함께 코로나19 증상 완화·후유증 치료에 대한 한의진료의 효과를 알린다는 취지다.

앞서 한의협이 지난 22일 기자회견을 열고 한의진료접수센터를 개소했지만, 대한의사협회와 서울시의사회가 곧바로 이를 규탄하는 성명을 내는 등 의료계 반발이 심하다. 이런 상황에서 한의진료센터 홍보가 본격화한 만큼 관련 갈등도 심화할 전망이다.

다음(Daum) 광고 화면 캡쳐
한의진료접수센터는 코로나19, 백신 후유증 환자나 재택치료자를 한의의료기관에 연계해 비대면 진료를 진행한다. 코로나19 확진자 폭증세로 의료 인력의 부담이 심화하는 만큼 한의계가 나선다는 취지다. 이와 함께 국민에게 코로나19에 대한 한의진료의 우수성을 인식시킬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우선 한의진료접수센터에 대한 한의계 차원의 근거와 당위성은 마련된 상황이다. 지난해 말 국무회의에서 '코로나19 감염병 위기대응 심각단계' 중엔 안전성 확보가 가능한 경우 의사와 한의사 모두 비대면 진료하는 것이 한시적으로 허용됐기 때문이다.

또 한의협은 코로나19 후유증에 대한 한의치료 효과로 중국·일본 등의 해외사례를 들고 있다. 중국은 정부 차원에서 코로나19 환자에게 한약을 함께 투여하라는 내용이 담긴 '임상진료지침'을 발표해 이를 진료에 활용하고 있다. 홍콩에서도 한·양방 협진으로 코로나19 환자나 후유증을 치료하는 데 효과가 있다는 임상결과가 나오고 있다는 것.

일본 '키타사토대학 동양의학종합연구소 한방외래 현황보고 사례'도 있다. 이 자료에 따르면 올해 4~9월 한방외래 초진환자의 35.6%가 코로나19 후유증에 한의약을 처방 받았다.

한의협은 이후에도 한의진료접수센터에 대한 홍보방안을 다양화할 방침이다. 이와 관련해 대한한의사협회 안덕근 홍보이사는 "이번 온라인 광고를 통해 코로나19 유증상 및 후유증 환자를 한의진료할 수 있다는 것을 적극 홍보해 나갈 계획"이라며 "이를 통해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한의계의 노력과 한의약 치료의 효과 및 필요성이 인식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반면 의료계는 한의계가 비대면 진료를 진행하는 저의에 의문을 표하고 있다. 의료계 내부에서도 비대면 진료의 안정성 문제로 만성질환에 한해서만 진행해야 된다는 우려가 나오는 상황인데, 코로나19에 대한 한의치료의 효과가 검증되지 않은 상황에서 오히려 안정성이 떨어지는 진료를 진행하겠다는 발상은 위험하다는 판단이다.

이와 관련해 의협 한방대책특별위원회 김교웅 위원장은 "코로나19 대응에 있어 한의약이 효과가 있다면 당장 도입하는 것이 맞다"면서도 "불확실한 중국 사례를 근거로 비대면 한의진료를 진행하면서 그 효과를 입증하겠다는 것은 납득이 어렵다"고 꼬집었다.

치료법은 임상 등으로 효과가 객관적으로 증명된 뒤에 도입돼야 하는데, 우선 진료를 진행하면서 그 효과를 입증하겠다는 것은 순서가 잘못됐다는 비판이다.

김교웅 위원장은 진맥이 중요한 한의학이 비대면 진료를 진행하겠다는 것은 기본적인 이론을 뒤집는 것이라고 봤다. 앞서 한의협은 기자회견에서 영상통화 등으로 환자의 혈색과 증상을 알아내면 충분히 처방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김 위원장은 "혈압 같은 만성질환의 경우 같은 약을 1년 내내 먹는다고 해도 위험한 상황이 생기곤 한다"며 "의료계도 이 같은 돌발 상황을 이유로 비대면 진료를 반대하는데 영상통화로 매번 적합한 한약을 처방할 수 있다면 이를 이론화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코로나19는 새로운 질병인 만큼 아직 확실한 치료법이 나오지 않았는데 관련 후유증에 한약이 효과적이라는 것은 근거가 빈약하다"며 "한약으로 증세를 완화하겠다는 것이 아닌, 국민 건강 차원에서 보약을 권하는 것이 올바른 방향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