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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2년, 방대본 옥상옥…보건부 독립 더 늦추면 안돼"

발행날짜: 2022-01-03 05:45:57 업데이트: 2022-01-24 11:36:53

[2022 신년대담]국민의힘 정기석 코로나19위기대응위원장
"오미크론에 발목 잡힐 수 있어" 별도 조직 구축 당부

2022년, 코로나19 확산 만 2년째를 맞이했지만 여전히 코로나의 깊은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했다. 오는 3월 9일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거대 양당에선 코로나19 대책위원회를 가동, 감염병 정책 경쟁이 치열하다. 메디칼타임즈는 여당과 야당 각각 위원회 싱크탱크를 직접 만나 그들이 추진하려는 감염병 정책을 들어봤다. <편집자주>

정기석 코로나19대응위원장

거대 야당인 국민의힘은 선거대책위원회(이하 선대위) 구축 초반부터 정기석 교수를 코로나19 특보단을 마련하며 보건의료정책과 별도로 감염병 대응 정책 개발에 힘을 줬다. 곧 이어 특보단에서 위원회로 조직을 격상시키면서 국민의힘의 핵심 위원회가 됐다.

위원회는 위상을 증명하듯 지난해 12월 코로나19위기대응위원회 주최로 2차례의 국회 공청회를 통해 현 정부의 코로나 정책을 날선 비판을 이어가고 있다. 수장을 맡고 있는 정기석 위원장(한림의대 호흡기내과)을 직접 만나봤다.

■오미크론 변이 대비 시급…우리도 당할 수 있다

정기석 위원장은 대선정국에서 2가지 정책방향을 잡고있다. 하나는 현 정부가 잘못 판단했거나 알면서도 잘못 추진해온 방역대책에 대해 치열하게 문제제기하는 것이다. 또 다른 하나는 어떻게 하면 코로나19를 제2의 독감으로 관리할 수 있는 정책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인가 하는 점이다.

정 위원장 또한 만 2년째 코로나19로 마스크를 벗지 못한 채 심각한 상황이 전개될 것이라고는 생각치도 못했던 일. 그래서 더욱 이번 기회에 감염병 정책을 제대로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최근 전 세계적으로 확산 중인 오미크론 변이에 대한 대비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봤다.

"뉴욕, 런던 등 1개월내 오미크론이 우세종으로 바뀌었다. 한국도 가능성이 있다. 오미크론 변이는 4주 내에 급증할 수 있다. 지금부터 오미크론 특별방역에 나서야한다."

그는 다행히 현 정부에서 오미크론에 대해 적극적인 방역에 나서고 있지만 별도 팀이 따로 만들지 않는 한 시늉만 하는 것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최근까지의 팬데믹을 간신히 잡는다고 해도 오미크론 변이가 우리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 영국을 보면 델타보다 2배 더 빠르다. (사회적 거리두기 등)방역 브레이크를 걸면 효과가 나타날 때까지 10일이 걸린다고 하는데 한국은 정지선을 밟고 지나가는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다."

■코로나19 이후, 해결해야할 감염병 대책은?

정기석 위원장은 눈 앞의 문제도 시급하지만 장기적인 감염병 대책 마련도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앞서 감염병 전문가들은 코로나19를 겪으면서 과거 메르스 직후 장기적인 대책을 마련하지 못한 것을 두고 안타까워했다. 적어도 코로나19 이후에는 체계적인 감염병 대책을 마련해둬야 한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정 위원장은 먼저 감염병 전문병원 구축과 공공백신개발지원센터 운영 정상화를 꼽았다.

"무엇보다 감염병 전문병원은 반드시 구축해야한다. 지난 얘기지만, 질병관리본부장 역임 당시 감염병 전문병원 사업을 추진했었다. 중부권 1개, 경상도 1개, 충청권 1개, 호남권 1개 등 총 4개를 지정했지만 이후 추진된 게 없는 실정이다."

정기석 코로나19대응위원장

감염병 전문병원은 전체가 음압시설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중환자실이 별도로 필요가 없다. 즉, 그만큼 가용 가능 병상을 확보할 여력이 커진다. 그는 최근 팬데믹 상황에서도 감염병 전문병원의 부재가 아쉬울 따름이라고 했다.

또한 그는 공공백신개발지원센터 정상화를 반드시 해결해야할 과제라고 했다.

이 센터 역시 정 위원장이 질병관리본부장 당시 추진했던 프로젝트 중 하나. 돈이 안된다는 이유(?)로 민간 제약사에서 예산을 투입하지 않지만 국민들을 위해 필요한 신약 개발을 지원하는 정부 기관이 필요하다고 판단, 이를 구축해놨다.

공공백신개발지원센터는 개원한 지 1년이 흘렀지만 이렇다할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게 그의 평가다. 그는 최근 정부가 추진하는 백신 인프라 확보 사업도 해당 센터를 주축으로 하면 되는 일이라고 봤다.

■보건부 독립·전국 보건소 질병청 산하 조직 개편 시급

또한 코로나19 장기화는 한국 의료환경의 열악한 중환자실 환경 등을 적나라하게 드러내면서 개선 필요성을 제기했듯, 의료환경을 바꿀 계기로 삼아야한다는 여론이 거세다.

정 위원장이 생각하는 한국 의료체계에서 바꿔야할 개선점은 무엇일까. 그는 보건부 독립과 질병청 조직 구축을 꼽았다. 이는 국민의힘 보건의료 내부 최우선 공약이기도 하다.

그는 먼저 코로나19 국면 중 보건부 독립을 밀어부칠 필요가 있다고 봤다. 보건복지부는 '보건'보다는 '복지' 정책이 국민의 관심이 높기 때문에 묶여 있는 한, 보건정책의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게 그의 판단이다.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컨트롤 타워가 없어 우왕좌왕했다.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과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을 동시에 둘 필요가 있을까. 방대본은 옥상옥이다. 보건부를 독립하면 이런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고 본다."

정기석 코로나19대응위원장

그는 현재 질병관리청에 대해서도 아쉬움을 피력했다.

식약처도 각 지청이 있는데 질병청에 '지청'이 없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는 게 그의 지적이다. 정 위원장은 전국 보건소 조직을 질병청 산하로 재정립할 것을 제안했다.

"질병청이 전국 보건소 조직을 가져와야 한다. 현재 지자체 소관으로 운영하면 불필요한 진료행위와 함께 복지 프로그램이 섞일 수 밖에 없다. 코로나19를 전환점으로 보건소 조직와 역할을 새로 꾸려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