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코로나19 확산 만 2년째를 맞이했지만 여전히 코로나의 깊은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했다. 오는 3월 9일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거대 양당에선 코로나19 대책위원회를 가동, 감염병 정책 경쟁이 치열하다. 메디칼타임즈는 여당과 야당 각각 위원회 싱크탱크를 직접 만나 그들이 추진하려는 감염병 정책을 들어봤다. <편집자주>
최근 코로나 대선 정국이 펼쳐지고 있는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은 지난해 9월부터 선대위 내 코로나19 상황실을 운영, 최근 코로나19비상대책본부로 격상해 코로나 상황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 중이다.
앞서 이재명 후보 캠프에서부터 합류해 현재 여당 코로나19비상대책본부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맡고 있는 서울의대 의료관리학교실 김윤 교수를 만나 향후 코로나19 전망과 질병관리청의 역할에 대해 짚어봤다.
"영국 등 해외 오미크론 확산세 고려 대비"
일단 김윤 교수는 코로나19 확산은 언제쯤 끝이 날지 여부는 예측이 어렵다며 암울한 전망을 내놨다. 특히 최근 영국 등 해외 오미크론 변이 확산을 고려할 때 국내 오미크론 확산을 대비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없다며 동네의원에서도 코로나19환자를 진료할 수 있는 의료체계를 준비해야 한다며 파격 제안을 내놨다.
사실 김 교수 또한 최근처럼 거센 확산세가 지속될 것이라고는 예측하지 못했다. 다만, 지난해 봄 첫번째 팬데믹을 거치면서 오래갈 수 있겠다는 판단이 섰다.
실제로 그는 청와대 정책기획위원회 보건의료팀장으로 지난해 8월, 21년도 겨울 3만~5만명까지 확진자가 발생하는 대유행에 대비해야 한다고 보고한 바 있다.
일각에선 최근 출시된 치료제가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다는 희망을 제시하기도 하지만 김 교수는 회의적인 입장을 취했다.
치료제는 감염 이후에 중증화율을 낮출 순 있지만 감염 자체를 줄일 수는 없다는 게 그의 설명. 백신으로 집단 면역을 달성하는 것도 한계가 있다고 봤다.
1918년 스페인 독감의 감염 재생산지수는 2에 그쳐 2~3년 내에 집단면역을 달성할 수 있었지만 코로나19(델타 기준) 6~7수준으로 3배 이상 높아 쉽지 않다는 것이다. 게다가 오미크론 변이는 감염재생산지수가 10~15수준까지 상승하면 더욱 쉽지 않은 싸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전체 인구 중 90%가 백신 접종을 했다손치더라도 일단 백신효과가 100%에 미치지 못하고 공백이 있고, 또 고령층일수록 백신 면역이 50%미만으로 낮기 때문에 구멍이 생길 수 밖에 없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결국 코로나19가 끝나려면 획기적으로 효과적인 백신이 나오거나 오미크론 보다 확산은 높지만 중증도가 더 낮아지는 것이 방법이 될 수 있다. 또한 중증화율을 낮추면 의료체계 부담을 줄이기 때문에 버텨낼 수 있게 된다."
그의 말인 즉, 코로나19는 앞으로도 몇 년 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22년도는 새로운 의료체계를 정착시켜 나가야할 때라는 얘기다.
"지역 내 코로나 치료…의료대응 체계 구축 시급"
또한 김 교수는 코로나19 이후를 논하기에는 현재 상황이 엄중하다고 봤다. 현재 비상대응체계로 눈 앞에 닥친 과제부터 해결해야 한다는
특히 김 교수는 오미크론 변이에 적극적으로 대응, 지역 내에서도 코로나19 환자 치료에 나설 수밖에 없는 상황에 직면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해 수차례 행정명령으로 일선 병원들의 많은 병상을 확보했지만 오미크론 변이 팬데믹으로 하루에 수만명씩 확진자가 발생할 수 있다. 이 때는 상종 병실 행정명령으로도 안될 수 있다. 상급종합병원 이외 동네의원부터 지역 내 응급실에서도 코로나19 환자를 진료하는 시스템을 구축해야한다."
김 교수는 한발 더 나아가 만 2년째가 지속되고 있는 만큼 일상적으로 코로나19 대응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라고 봤다.
그는 신종감염병 발생 초기에 소규모 환자가 발생했을 때, 가령 하루 1만명 이상 환자가 발생한 경우에는 감염병전담병원을 세운다고 해결될 일이 아니라고 단언했다. 동네의원에서 지역 내 응급실에서 진료받을 수 있는 의료체계 없이는 의료시스템의 붕괴는 반복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컨트롤타워 기능 조각난 상태…재정립 필요"
앞서 질병관리청 독립 초기부터 조직구성 및 체계부터 거듭 지적을 해왔던 김윤 교수는 질병청 조직 설계부터 잘못됐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었다.
감염병 대응체계를 관리하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해야 하는데 그 역할이 조각난 상태라고 꼬집었다. 질병청이 제 역할을 하기에는 조직의 구성이나 체계에서 현실적인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복지부는 감염병 관리체계 운영을 맡고 있지만, 지침을 만드는 것은 질병청이다. 또 실제로 이를 집행하는 것은 국립중앙의료원이다. 의료전문가를 중심으로 컨트롤타워를 세워야하는데 그 기능은 빠져있다."
김 교수는 질병청 산하에 중앙감염병병원이 있어야 하고 그 산하에 감염병 의료대응 조직체계를 구축해야한다고 봤다. 그는 코로나19 상황이 지속되고 있지만 중앙감염병병원을 주축으로 코로나19 대응체계를 마련하는 준비를 시작할 것을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