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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부 내과 전공의 100명 추가모집 작전…절반의 성공

이창진
발행날짜: 2022-01-14 05:45:59

자체조사 결과 지원자 정원 초과 반면 강원대·광주보훈 '미달'
응급의학과 결과 처참…경북대·양산부산대병원 등 '0명' 행렬

코로나 병상 투입을 겨냥한 내과 전공의 대규모 추가 모집은 정원 대비 지원자 더 몰리면서 반짝 효과를 봤지만 고질적인 대형병원 쏠림현상을 반복하면서 절반의 성공에 그쳤다.

수도권 대학병원과 국립대병원 등 대형병원은 지원자를 넘쳐난 반면, 정부가 기대한 공공병원과 지방병원은 미달 현상이 발생한 것.

또한 내과와 함께 코로나 응급환자 치료를 기대했던 응급의학과 전공의 추가모집은 미달 속출이라는 사실상 실패로 귀착됐다.

메디칼타임즈는 13일 마감된 내과 전공의 추가모집 서울대병원 등 55개 수련병원을 자체 조사했다. 그 결과 94명 정원에 126명이 지원한 것으로 확인됐다.

복지부가 제시한 내과 추가모집 정원 100명을 전수조사 하더라도 뒤집기 어려운 수준으로 정원 대비 지원자가 넘쳤다.

하지만 문제는 지원자가 전체 수련병원에 골고루 분산된 게 아니라 특정 수련병원에 집중됐다는 점이다. 실제로 이들 수련병원 중 44개 병원은 내과 정원을 모두 채웠고, 나머지 11개 병원은 지원자 '0명'을 기록했다.

앞서 복지부는 코로나 전문의 양성 차원에서 전기와 후기모집 미충원 50명과 별도 정원 50명 등 총 100명의 내과 전공의 정원을 대학병원과 공공병원 등에 이례적으로 배정한 추가모집을 단행했다.

■55개 내과 수련병원 자체조사…서울대 3명 정원에 16명 ‘지원’

빅5 병원과 수도권을 향한 젊은 의사들의 기세는 무서웠다.

서울대병원의 경우, 내과 3명 정원에 5배수가 넘는 16명이 몰리면서 추가모집의 최다 기록을 세웠다.

이외에도 통합수련인 가톨릭중앙의료원은 11명 모집에 15명이 지원했으며, 세브란스병원은 4명 정원에 12명 지원, 서울아산병원은 1명 모집에 9명 지원, 삼성서울병원은 1명 정원에 5명에 지원해 정원 초과 사태를 보였다.

고려대의료원은 내과 3명 모집에 4명 지원, 강북삼성병원은 1명 정원에 3명 지원, 분당서울대병원은 1명 정원에 3명 지원, 이대목동병원은 2명 모집에 3명 지원, 중앙대병원은 2명 모집에 3명 지원, 길병원은 4명 정원에 4명 지원 등 수도권 강세를 유지했다.

이어 경희대병원, 순천향대 서울병원, 순천향대 부천병원, 한림대성심병원, 강남성심병원, 건국대병원, 한양대병원, 동탄성심병원, 분당차병원 등 수도권 수련병원 상당수가 정원을 무난하게 채웠다.

감염병 전담병원인 국립중앙의료원도 1명 정원에 2명이 몰리면서 경쟁이 붙었다.

수도권에선 중소병원 또한 어렵지 않게 정원을 채우는 모습이었다. 에이치플러스양지병원은 1명 모집에 2명 지원했으며 부천세종병원과 명지병원, 중앙보훈병원도 각각 정원을 모두 채우면서 수도권 종합병원의 강세를 과시했다.

◆국립대병원 다수 내과 전공의 정원 충족…강원대·제주대 미달 ‘이변’

지방 국립대병원 대부분 정원을 채우며 한숨을 돌렸다.

경상대병원은 내과 1명 정원에 1명 지원, 충남대병원은 2명 모집에 3명 지원, 전남대병원은 1명 정원에 3명 지원, 양산부산대병원은 1명 모집에 1명 지원, 충북대병원은 1명 정원에 1명 지원 등을 기록했다.

다만, 국립대병원 중 미달 사태도 발생했다. 강원대병원은 5명 모집에 2명 지원, 제주대병원은 3명 정원에 지원자 0명으로 젊은 의사들의 냉정한 판단을 실감했다.

지방 사립대병원은 기폭이 심했다. 계명대동산병원을 비롯해 대구가톨릭병원, 대구파티마병원, 동아대병원, 부산백병원 등은 무난하게 정원을 채웠으며 삼성창원병원과 양산부산대병원, 울산대병원, 부산의료원, 춘천성심병원 모두 1명 모집에 1명 지원으로 별도 정원을 확보하는데 성공했다.

하지만 건양대병원(1명 정원)과 고신대복음병원(2명 정원), 단국대병원(1명 정원), 순천향대 천안병원(1명 정원), 영남대병원(1명 정원), 원광대병원(1명 정원), 원주세브란스병원(4명 정원), 인천세종병원(1명 정원), 창원경상대병원(1명 정원) 및 광주보훈병원(2명 정원) 등은 ‘0명’ 행렬을 이어갔다.

수도권 대학병원 내과 교수는 "젊은 의사들의 수도권 지원 집중은 이미 예견된 결과"라면서 "복지부가 전기 미달 병원에 정원을 배정한 것은 고마우나, 별도 정원을 지방 중소병원과 공공병원에 배분한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다른 대학병원 내과 교수는 "내과 추가모집 절차와 목적 논란은 차지하고 정원 배정 원칙에 문제가 있다"며 "코로나 사태에 급급해 전공의들의 수련 질 문제는 배제했다. 형평성보다 실효성에 입각해 정원을 배정하는 디테일이 부족했다"고 꼬집었다.

■길·충북대, 응급의학과 채워…삼성창원·이대목동 등 대다수 ‘미달’

메디칼타임즈는 응급의학과 전공의를 추가모집한 가톨릭중앙의료원을 비롯한 15개 수련병원을 별도 조사했다.

응급의학과 전공의 모집은 내과와 달리 15개 수련병원 중 2곳을 빼고 지원자 미달이 속출했다.

길병원은 응급의학과 1명 모집에 1명이 지원했으며, 충북대병원은 0명(탄력 정원) 모집에 1명 지원으로 기염을 토했다.

반면, 통합수련인 가톨릭중앙의료원은 응급의학과 5명 모집에 2명 지원, 경상대병원은 2명 모집에 1명 지원 등에 불과했다.

강원대병원(정원 1명)과 경북대병원(정원 3명), 계명대동산병원(정원 0명, 별도 정원), 단국대병원(정원 2명), 명지병원(정원 1명), 삼성창원병원(정원 1명), 양산부산대병원(정원 1명), 영남대병원(정원 1명), 이대목동병원(정원 1명), 제주대병원(정원 1명) 등 수도권과 지방 병원 모두 응급의학과 지원자를 찾지 못했다.

서울 지역 대학병원 응급의학과 전공의는 "복지부가 최근 몇 년 사이 응급의학과 상승세를 잘못 이해한 것 같다"면서 "젊은 의사들이 응급 환자와 코로나 환자 처치로 밤샘 뛰어다니는 응급의학과를 선호하겠느냐. 혹시나 해서 후배 의사에게 타진했지만 결국 지원자를 찾지 못했다"고 말했다.

내과와 응급의학과 전공의 추가모집 결과가 수련병원 진료과와 젊은 의사들의 수련환경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