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행 PCR(유전자 증폭) 검사에 신속항원검사를 추가하는 코로나19 검사체계 전환을 두고 위음성 우려 목소리가 나오고 있지만 이는 기우에 불과하다는 주장이 맞서며 의견이 갈리고 있다.
2년 전 우한에서 발생한 초기 바이러스와 달리 오미크론 등 변이 바이러스는 체내 검출량이 많아 신속항원검사로도 충분한 역할이 가능하다는 의견에 무게가 실리지만 여전히 우려의 시선은 존재하고 있는 것.
28일 의료계에 따르면 정부의 코로나19 검사체계 전환을 두고 의학회를 중심으로 우려 및 기대가 교차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코로나19 검사법은 유전자를 증폭해 검사하는 PCR 검사와 바이러스 감염후 면역반응에 의해 항원 검출되는 원리를 사용하는 신속항원 검사가 있다.
콧구멍에 면봉을 삽입해 분비물을 채취하는 PCR(rRT-PCR, qRT-PCR)은 정확성이 98% 이상, 특이도 100%이며, 타액을 통한 PCR도 민감도 92%, 특이도 100%에 달한다. 정확도는 높지만 유전자 검사 소요 시간 및 검체 이송 시간 등을 고려하면 검사 후 1~2일 후 결과를 확인할 수 있다.
반면 신속항원검사는 허가 기준 민감도 90% 이상, 특이도 99%를 기록하고 있다. 신속항원검사는 체내 바이러스 양이 많은 시기에 사용해야 보다 정확한 결과를 얻을 수 있는데 바이러스 양이 낮은 시기에 사용할 경우 위음성(가짜음성) 결과를 도출할 가능성이 높다.
민감도 80%를 예로 들면 유전자 검사로 양성 확인된 검체 100개 중 80개는 양성으로 판정하지만 20개는 음성으로 잘못 판정한다는 의미다. 다만 신속항원 검사는 말 그대로 현장에서 신속한 결과가 필요할 때 즉각 감염 여부를 판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정부의 검사체계 전환을 두고 진단검사의학회는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진단검사의학회 성흥섭 감염관리이사는 "PCR로도 하루에 85만건까지 검사 역량을 구축했는데 전문가들이 수차례 신속항원검사의 낮은 민감도를 지적했음에도 검사법으로 승인된 배경은 납득하기 어렵다"며 "신속항원검사의 정확도가 90%이상이라는 것은 증상 발현후 3~5일 바이러스 배출량이 최대치일 때 값"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신속항원검사의 정확도는 평균 60%수준"이라며 "이는 기존 코로나19 초반의 46% 대비 상승하긴 했지만 신뢰할 만한 수치인지는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반면 초기 빠른 투약이 예후에 직결되는 항바이러스제와 같은 무기가 도입된 만큼 검사 체계의 변혁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무엇보다 초기 우한 바이러스와 달리 델타와 오미크론으로 이어진 후기 변이는 바이러스 양이 많아 전파력이 강하는 것을 특징으로 하기 때문이다. 미국 신규 확진자의 99%는 오미크론 감염자이며 국내에서도 현재 50% 이상이 오미크론에 감염돼 이미 우세종으로 자리잡았다.
강윤희 진단검사의학과 전문의는 "델타 변이 이전에는 확실히 체내 바이러스 검출양이 많지 않았지만 변이 발생으로 상황이 급변했다"며 "Ct값이 23.37 이하(낮을수록 바이러스 양 많음) 바이러스 배출량이 많은 검체는 민감도가 81%였는데 델타, 오미크론 변이는 대부분 23 이하"라고 설명했다.
그는 "실제 검사실에서 경험한 결과 델타, 오미크론은 Ct값이 25 미만인 경우가 매우 많아 바이러스 양이 풍부하다"며 "그 결과 전파력이 높고 신속항원검사에서는 민감도가 높게 나오는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항원검사의 민감도 변화 및 PCR과의 상대적 정확도를 주제로 한 연구들도 축적되고 있다.
존스 홉킨스 블룸버그 공중보건학부 앤드루 페코즈 등 연구진이 진행한 신속항원검사와 PCR의 비교 검사는 작년 11월 공개된 바 있다. 연구는 코로나19 바이러스 증상 발생 후 7일이 된 251명을 대상으로 상부 호흡기 검체를 채취해 두 검사법을 비교했다.
그 결과 신속항원 검사의 양성 예측값은 90%로 rt-PCR의 70% 보다 높게 나타났다. 이를 기반으로 연구진은 "전염성이 높은 바이러스 보유 위험이 높은 사람들에게선 항원검사가 더 좋은 판단 요소가 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강윤희 전문의는 "항원검사는 특이도가 95% 이상으로 높다"며 "항바이러스제 팍스로비드는 증상 발현 후 5일 내 복용을 시작해야 하기 때문에 PCR 결과 확인까지의 시간 소요를 고려하면 의원에서 증상 등을 종합 진단해서 처방할 때 항원검사는 유용하다"고 말했다.
그는 "항원검사가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 초기 감염자를 놓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는 것은 잘 알고 있다"며 "하지만 무증상감염까지 잡아내서 확진자 수를 억제하는 방역은 더 이상 타당하지 않으므로 항원검사를 활용하는 편이 더 실익에 부합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