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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료과목 장벽 허문 치료제들 코로나 속에서도 승승장구

발행날짜: 2022-02-07 05:51:14

비뇨기 질환 과민성 방광 품목, 내과 등 처방 늘며 성공가도
심장내과‧정형외과 처방 증가 속 GERD 처방 시장도 팽창

코로나 대유행이 3년째 반복되면서 외래 처방시장도 요동치고 있다. 인플루엔자부터 진해거담제 등 호흡기 질환 중심 의약품이 대상 환자가 크게 줄어들면서 처방 시장도 크게 위축된 것이 대표적이다.

반면, 일부 치료제 시장은 특정 전문 진료 과목에서만 처방되던 장벽을 깨고 계속해서 그 영역을 넓혀나가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진료 과목 장벽을 무너뜨리며 다른 과까지 처방 지도를 넓혀나가는 것이 제약사의 새로운 '성공 키워드'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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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코로나 상황 속에서도 선전하며, 국내 의약품 시장에서 처방 지도를 넓혀나간 품목의 비결은 무엇일까. 메디칼타임즈는 5일 지난해 품목별 원외처방액 규모를 분석하고 매출 성장 배경을 의료 현장에서 짚어봤다.

제네릭 참여 속 장벽 허물어진 과민성 방광 치료제

인구 고령화에 따른 노인 인구 증가로 비뇨질환자 수가 증가하는 것은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이 가운데에서도 과민성 방광 환자 증가에 따른 치료제 시장도 변화에 조짐이 일어나고 있다. 오리지널 의약품의 특허 만료에 따른 복제의약품(제네릭)이 출시되면서 덩달아 처방 시장도 팽창하고 있는 것.

과민성 방광 치료제로 대표적인 품목을 꼽는다면 미라베그론 성분 의약품이다. 지난해 미라베그론 성분 의약품의 전체 시장은 약 767억원으로 조만간 1000억원 시장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과민성 방광 치료제에서 시장을 장악하던 오리지널 품목 아스텔라스의 '베타미가'가 대표적인 케이스가 될 수 있다.

베타미가의 특허 만료 기점인 2020년을 시작으로 국내 제약사에서 제네릭이 쏟아내면서 미라베그론 성분 과민성 방광 치료제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는 것이다.

주요 제네릭 품목을 살펴보면 한미약품 '미라벡'과 종근당 '셀레베타'이 대표적이다. 이 중 한미약품의 미라벡은 지난해 115억원의 처방액을 기록하며 급성장하고 있다. 반면, 베타미가는 제네릭과의 경쟁으로 인해 매출이 주춤한 모습이다.

이 같은 치료제 성장을 두고서 의료현장에서는 과민성 방광 치료제 처방이 비뇨의학과뿐만 아니라 다양한 진료 과목에서 이뤄지기 때문이라고 진단하고 있다. 실제로 최근 내과의사회는 학술대회에서 과민성 방광 치료의 최신 지견을 공유하는 자리도 만들기도 했다.

대한내과의사회 곽경근 총무이사(서울내과)는 "학술대회에서 비뇨 질환 치료의 최신 지견을 공유할 정도로 과민성 방광 치료제는 내과나 산부인과에서 처방이 많이 되는 약물"이라며 "전립선 비대증이나 요실금으로 인해 방광이 적절하게 기능을 못하는 환자들이 비뇨의학과뿐만 아니라 내과나 산부인과, 가정의학과를 찾는 경우가 빈번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진료 과정에서 정확한 진료를 위해 비뇨의학과 방문을 권유하고는 있다"며 "하지만 노인성 질환이기 때문에 고혈압 등 만성 질환 진료와 함께 보는 사례가 적지 않다"고 평가했다.

이를 두고 비뇨의학과 측에서는 관련 치료제가 타과에서 빈번하게 처방되는 것은 조금 더 신중하게 바라봐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대한비뇨의학과의사회 민승기 보험부회장(골드만비뇨의학과의원)은 "미라베그론 성분 자체가 약물 부작용에 부담이 덜하다. 여기에 제네릭 시장도 커지면서 현재 처방이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라며 "당연히 영업, 마케팅을 하는 제약사도 늘어났다"고 지적했다.

그는 "문제는 정확한 진료와 진단 없이 약물을 처방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진료를 보다보면 거의 대부분 처방에서 미라베그론 처방이 돼 있는 것을 흔히 볼 수 있다"며 "전문가에 의한 처방이 필요한 이유"라고 꼬집었다.

처방영역 확대 덕 본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위식도역류질환(GERD, gastroesophageal reflux disease) 치료제들도 이 같은 진료 과목 별 처방영역 확대의 이득을 본 대표적인 품목들로 꼽힌다.

일반적으로 내과 중에서도 '소화기내과'에서 처방이 주로 이뤄질 것으로 생각하지만 최근 들어 심장내과, 정형외과 등 다양한 진료과목에서 GERD 치료제들을 처방하고 있는 것.

특히 정형외과에서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NSAID, non-steroidal anti-inflammatory drugs) 투여에 따른 위장병 예방에 프로톤펌프억제제(PPI) 계열 치료제를 허가하면서 처방이 늘어나고 있다.

따라서 이 같은 처방지도 변화 속 전체 GERD 치료제 시장도 덩달아 팽창하고 있는 형국이다.

이 중에서도 HK이노엔의 P-CAB 제제인 케이캡(성분명 테고프라잔)의 성장세가 독보적이다.

케이캡은 2019년 3월 출시 이후 프로톤펌프억제제(PPI, proton-pump inhibitors) 계열 치료제들을 여유롭게 제치며 처방시장에서 독보적인 위치에 자리매김했다. 2019년 298억원이었던 처방액은 지난해 1096억원을 기록할 정도다.

여기에 한미약품 에소메졸(에스오메프라졸스트론튬사수화물), 일동제약 라비에트(라베프라졸나트륨) 등 대부분 처방액이 늘어난 가운데 올해부터는 대웅제약이 '펙수클루(펙수프라잔)'가 시장이 진입하면서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의료현장에서는 다양한 질환에서 치료제가 함께 처방되는 동시에 경쟁약물의 증가로 인해 시장은 더 팽창할 것으로 보고 있다.

대한소화기암학회 박병규 보험이사(건강보험 일산병원)은 "심장내과에서 혈전 치료제를 처방하면서 출혈위험을 예방하기 위해 GERD 치료제를 처방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충북대병원 한정호 교수(소화기내과) 역시 "소염진통제를 처방하면 내시경 검사 없이 PPI 계열 치료제를 처방할 수 있도록 급여기준이 변화됐다"며 "정형외과에서 동시에 위장보호를 위해 소염진통제를 처방하면서 급여로 PPI 계열 치료제를 처방하는 것이 가능함에 따라 관련 시장도 커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