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방역패스용 신속항원검사 비용으로 혼선이 생겨 해당 검사 중단을 검토하는 의료기관이 나오고 있다. 정부의 미흡한 홍보가 현장 혼란을 부추겼다는 지적이다.
8일 메디칼타임즈 취재결과, 신속항원검사를 시행하는 동네의원 중 방역패스용 검사는 가급적 보건소를 이용해달라고 공지하는 의원이 늘어나고 있다.
개원가는 이 같은 조치의 이유로 인근 입주민들의 민원을 꼽고 있다. 검사자들이 몰려 복도까지 줄이 이어지면서 통행에 방해가 되고, 이들 중에 코로나19 확진자가 있을 수 있다는 우려 등으로 불만이 제기되고 있다는 것.
해당 의원들은 이에 대응하기 위해 방역패스용 신속항원검사를 중단하고, 전체 검사 횟수도 제한하는 조치를 고심하는 모습이다.
실제 한 이비인후과는 방역패스용 신속항원검사는 국비 지원이 불가하다며 보건소를 이용해달라고 공지하고 있다. 검사자가 많아 진료 등 병원 업무가 마비되고 있으며 이웃 주민들의 민원도 다수 접수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공지문에는 '하루 검사 인원을 제한할 예정이며 이 같은 조치에도 민원이 이어진다면 방역패스용 신속항원검사를 중단하겠다'는 내용도 담겼다.
이와 관련 한 이비인후과 원장은 "다른 상점과 붙어있는 의원의 경우 환자들이 몰리면 통행에 방해가 된다는 민원이 들어오기도 한다"며 "또 건물을 코로나19 유행지역으로 만들려고 하느냐는 불만도 더러 있다"고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정부의 미흡한 홍보도 문제로 꼽힌다. 앞서 보건복지부는 지난달 신속항원검사 수가를 결정하면서 환자 부담료를 5000원으로 산정했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이는 코로나19 확진자와 접촉했거나 증상이 있는 환자에게만 적용되는 비용으로, 무증상자가 받는 방역패스용 검사는 비급여로 진행된다.
그러나 이 같은 사실을 모르는 환자들이 많아 관련 문의로 의료기관 전화가 마비되거나, 현장에서 검사비용 문제로 실랑이가 벌어지는 경우가 생기도 있다는 것.
한 호흡기전담클리닉 원장은 "인근 주민의 민원은 검사자가 몰리면서 발생하는 것으로 검사기관이 늘어나 환자가 분산되면 저절로 해결될 문제"라며 "진짜 문제는 비급여 신속항원검사로 급여 검사와 기준이 달라 현장의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의 일관성 없는 지침이 문제라는 것. 비급여 신속항원검사에 대한 지침이 계속 바뀌고 있는데 정부는 일단 방역패스용 검사를 진행하라고만 하고 있다.
다른 이비인후과 개원의는 "현재 정부는 일단 방역패스용 검사를 시행하고 나중에 청구하면 소급적용해 지급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이 기준이 모호한 상황"이라며 "처음 수가가 마련될 때 청구 내용을 받지 못해 피해를 보는 경우 많아 해당 검사를 진행하기엔 위험부담이 있다"고 전했다.
신속항원검사를 진행하는 개원의들은 정부의 명확한 정책 홍보 필요성을 강조했다.
한 개원의는 "일선 현장에서 혼선이 빚어지도록 않도록 하는 것을 우선해야 한다"며 "정부는 방역패스용 신속항원검사가 비급여 항목이며 비용에 차이가 있다는 것을 본격적으로 알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달 노바백스 백신이 들어와 접종률이 올라가면 방역패스용 검사 수요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방역에도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