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경정맥형 제세동기(ICD)의 단점을 보완한 피하 삽입형 제세동기(S-ICD)가 지속적으로 검증 무대에 오르고 있다.
그간 다양한 신기술들이 안전성, 효과 측면에서 장기간, 대규모의 검증 끝에 향후 표준으로 자리잡은 전례에 비춰보면 S-ICD도 이와 비슷한 전철을 밟을 가능성이 제시된다.
10일 의학계에 따르면 미국 클리브랜드클리니 대니얼 캔틸론 교수 등의 주도로 'Modular ATP'로 명명된 S-ICD의 안정성 및 유효성 헤드 투 헤드 연구가 진행된다.
S-ICD는 흉강 외부에 이식하는 심율동 전환 제세동기로 부정맥으로 심장돌연사 위험이 높은 환자에게 이식해 비정상적인 심장박동을 정상 박동으로 만들어 주는 이식형 의료기기. 국내에선 2019년부터 보험이 적용됐다.
S-ICD는 2017년 개정된 미국심장협회(AHA) 미국심장학회(ACC) 미국부정맥학회(HRS) 국제가이드라인에서 ▲서맥 치료 ▲심장재동기화치료 ▲항빈맥조율치료(ATP)가 필요한 환자를 제외한 ICD 적용 환자군과 감염 등 고위험 환자군에 사용 권고된 바 있다.
특히 기존 ICD는 전극을 혈관 내 삽입해 염증 등 합병증 발생이 불가피한 경우가 있지만 S-ICD는 심혈관을 건드리지 않고 흉부외강에 전극을 삽입해 감염 위험을 줄였다는 점을 특징으로 해 기존 ICD와 실제 안전성을 비교한 비교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Modular ATP의 연구 목적은 무도자선 심장박동기 EMPOWER와 S-ICD의 안정성 및 유효성을 비교하는 것으로 설정됐다.
연구는 미국, 캐나다, 유럽 내50개의 연구기관 참여하는 다기관 연구로 총 500명을 대상으로 삽입형제세동기 ICD 적응증을 가진 환자군과 S-ICD 시스템을 삽입한 환자군을 비교해 최소 6개월 동안 추적 관찰하게 된다. 연구기간은 2021년 12월부터 내년 1월까지로 설정됐다.
2020년 미국부정맥학회에서 S-ICD와 TV-ICD를 직접 비교연구한 PRAETORIAN 임상연구 결과가 발표된 데 이어 작년 S-ICD의 부적절한 쇼크, 치료율 등을 살핀 EFFORTLESS 임상 연구 결과가 유럽심장리듬협회 연례회의에서 잇따라 공개되면서 의료진들은 S-ICD의 표준 설정 가능성을 주목하고 있다.
PRAETORIAN 임상은 S-ICD와 TV-ICD 두 그룹 간에 합병증발생률과 부적절한전기충격 발생률을 비교했는데 기전상 S-ICD는 전극선 관련 합병증 발생률을 의미 있게 낮춘 바 있다.
52개월 추적기간동안 S-ICD 환자군 426명 중 86명, TV-ICD환자군 423명 중 78명이 적절한 치료를 받았다. S-ICD환자군은 총 254번의 적절한 전기충격을 받았고, TV-ICD환자군은 228번 받았다. 10명의 S-ICD환자가 13번의 반복적인 심실부정맥 발작을 경험한 반면, 18명의 TV-ICD환자는 19번의 반복적인 심실부정맥 발작을 경험했다.
EFFORTLESS 임상 연구도 비슷한 결론에 이르렀다. S-ICD의 부정맥 치료 성공률은 98%로 2%의 환자만이 S-ICD 방식에서 ICD 방식으로 대체됐다. 약 1000명의 대상 환자에서 (ICD에서 발생할 수 있는) 전극 관련 고장은 발생하지 않았고 S-ICD 결함으로 인해 심방세동(AF)이나 심실외 빈맥에 반응해 나타난 부적절한 쇼크는 약 3%에 불과했다.
국내에서도 S-ICD 관련 연구가 진행중에 있다.
A 삼성서울병원 순환기내과 교수는 "시술이 편하기만 하고 효과가 떨어지면 표준으로 자리잡을 수 없다"며 "편리하더라도 일정 수준의 효과가 담보돼야 하는데 PRAETORIAN 연구에서 볼 수 있듯 S-ICD는 효과와 편의성 둘 다 충족했다"고 밝혔다.
그는 "S-ICD가 비교적 신기술인 만큼 외국에서 활발한 검증 연구가 진행중에 있고 많은 신기술들이 이와같은 수 많은 검증 끝에 표준으로 자리잡는 과정을 거친다"며 "본인도 제세동기에서의 생체 신호를 수집, 분석해 수면무호흡증과 부정맥의 연관성을 찾기위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