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와 대한한의사협회가 체결한 정책협약을 놓고 의료계 반발이 거세다.
14일 바른의료연구소는 성명서를 통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 선거대책위원회와 대한한의사협회 및 5개 직능단체가 지난 10일 체결한 정책협약을 즉각 철회하라고 밝혔다. 이 협약이 우리나라 의료시스템을 위기에 빠뜨릴 수 있다는 우려다.
해당 정책협약엔 ▲ 수준 높은 의료혜택을 위한 한의 의료 질적 향상 노력 ▲ 한의의료 접근성 제고를 위한 한의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정책 추진 ▲한의사의 현대적 진단·치료를 위한 의료법 개정 등의 내용이 담겼다.
이런 협약은 세금 및 건강보험 재정을 낭비할 수밖에 없고, 결과적으로 ▲의료인간 면허 체계 혼란 ▲건강보험 원칙 훼손 ▲의료 질 저하 등으로 이어진다는 게 바른의료연구소의 진단이다.
연구소는 "한의 치료는 수백 년 간 일정하게 자리 잡아온 학문 분야고 21세기인 지금도 고서를 교과서로 채택할 정도로 전통을 중시한다"며 "이러한 학문의 특성상 한의학이 최신 의료나 과학과의 접점을 가지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고 설명했다.
한의학은 현대적인 개념의 질 향상이 불가능하며, 이를 뒷받침하는 근거도 많은 만큼, 수준 높은 의료혜택을 위해 한의학의 질적 향상이 필요하다는 주장은 설득력이 없다는 것.
연구소는 그 근거로 보건복지부 한의약정책관 사례를 들었다. 복지부는 지난 수년 간 각종 연구나 한의 의료기기 개발 등을 진행했지만 정작 한의사들이 관련 결과물을 외면한 전례가 있다는 것. 또 한의학 특성상 치료 방법이나 약제 등의 표준화가 어렵다는 점도 지적했다.
연구소는 "건강보험 급여 항목이 되기 위해서는 과학적인 방법으로 효과와 안전성이 검증되어야 하고, 경제성도 확보돼야 한다"며 "하지만 대부분의 한의 치료는 경제성을 논하기 이전에 효과와 안전성에 대한 과학적 검증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이런 상황에서 한의학 건강보험 적용이 확대된다면, 건강보험 급여 기준 원칙이 훼손되고 재정 악화와 제도 자체에 대한 부정으로 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것.
바른의료연구소는 이 후보 선대위의 다른 보건의료 공약들 중에서도 현실성 없거나 포퓰리즘인 내용이 많다고 꼬집었다.
탈모 치료제 및 임플란트 건강보험 적용 확대와 같은 공약은 포퓰리즘이며, 실손 보험 심사 확대 등 실손 보험사의 이익·편의를 위한 실손 보험 간소화 공약을 발표했다는 이유에서다. 의료계에서 반발이 심한 간호법 통과를 공약으로 제시한 것도 지적했다.
연구소는 "이 후보 선대위는 득표를 위해서라면, 국민 건강과 의료 시스템 붕괴를 유발할 수 있는 요구를 수용하고 있다"며 "선대위는 효과와 안정성이 검증되지 않은 한의협과의 정책협약을 철회하고, 포퓰리즘이나 실효성 없는 보건의료 정책 공약 남발을 지양해야 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