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학술 및 메디컬 마케팅 플랫폼인 키메디가 비대면 진료 제도화에 대한 의사들의 '조건부 긍정'을 '긍정'으로 판단하는 내용의 조사결과를 내놔 의료계 빈축을 사고 있다.
22일 키메디는 '의사 10명 중 9명 비대면 진료 제도화에 긍정…여러 문제점은 보완 필요'라는 제목의 조사결과를 발표하고 그 근거로 자체적인 설문조사 내용을 제시했다.
의사 300명이 참여한 이 조사에 따르면 '현재 코로나19 사태로 한시적으로 허용 중인 비대면(원격) 진료에 대한 생각'을 묻는 질문에 설문 참여 의사 중 약 40%(119명)가 '긍정', 49%(146명)가 '조건부 긍정'이라고 답했다. '부정'이라는 답은 12%(35명)에 그쳤다.
'코로나19 이후 비대면 진료 제도화에 대한 의견'에 대한 질문엔 22%(67명)가 긍정, 69%(208명)는 조건부 긍정이라 답했다. 부정이라는 응답은 9%(25명)였다.
이 조사에서 의사들이 내놓은 '조건부 긍정' 답변은 '조건부 부정'과 같은 맥락인데 이를 긍정적인 답변으로 판단하는 것은 문제 소지가 있다는 게 의료계 판단이다.
비대면 진료 제도화는 의료계 우려가 큰 안건이어서 선결과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도입해선 안 된다는 것이 의료계 중론인데, 이를 긍정적인 답변으로 판단하는 것은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지적이다.
서울시의사회 원격의료연구회 김성근 회장은 "설문조사 자체만 놓고 보면 다른 단체가 내놓은 결과와 대동소이하다"며 "하지만 여기서 조건부 긍정은 개인정보 유출, 수가, 온라인 홍보 등의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반대한다는 뜻이기 때문에 긍정적인 답변으로 해석할 내용이 아니다"고 꼬집었다.
키메디 측은 과거보단 비대면 진료에 대한 의료계 반대가 줄어든 상황에 초점을 맞췄다는 입장이다. 산업기술이 발전하면서 비대면 진료가 피할 수 없는 흐름이라는 인식이 늘어났다는 것. 다만 실제 도입 시 우려되는 문제점들이 산적해 있는 만큼 이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실제 키메디 설문조사에서 '비대면 원격 진료의 문제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에 대해 묻는 질문에 가장 많은 응답자가 '의료 · 건강 관련 개인 정보 유출 위험'(26%)을 꼽았다. 이어 '무분별한 온라인 마케팅'(22%), 기타(17%), '의료 수가 미반영 등의 제도 미비'(16%), '오진 가능성 증대'(16%) 등이 문제로 지적됐다.
키메디 관계자는 "이번 조사는 비대면 진료에 대한 일선 의사들의 생각을 투명하게 보여주기 위함으로 어떤 의도나 목적을 가진 것이 아니다"라며 "의사 대부분이 비대면 진료에 긍정한다는 제목 역시 조사결과를 어필하기 위한 것으로 오해를 불러일으킬 의도는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비대면 진료 제도화에 앞서 해결돼야 하는 문제나 의료계 우려 등에 동의하고 있으며 이번 조사에도 이를 강조하려고 노력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