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선 코로나19 대응 현장에서 신속항원검사와 팍스로비드 처방 관련 불만이 계속되고 있다. 시스템은 안정화 됐지만, 환자 관리 효율을 높이기 위한 과제가 산적해있다는 지적이다.
24일 의료계에 따르면 신속항원검사(이하 RAT), 팍스로비드 처방과 관련 애로사항이 끊이지 않고 있다. 검사체계가 신속항원검사와 PCR로 나뉘어져 확진자 관리에 혼선이 계속되고 있으며, 팍스로비드 처방 과정이 복잡해 행정 부담이 과중되고 있다는 것.
특히 팍스로비드의 경우 국내에 70만 명분이 들어와 처방 가능한 의료기관이 늘어나면서 과도한 규제 탓에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불만이 증가하고 있다.
팍스로비드 처방 기준을 보면 병용금기 의약품 23가지 성분으로, 이중 17종은 투여 중단 후에 복용가능하다. 반면 나머지 6가지 성분은 복용 중단하더라도 처방이 불가하다. 결국 성분만으로 복용 여부를 가늠해야 하는데, 개원가 입장에선 이를 일일이 구별하기가 어렵다는 우려가 나온다.
특정 성분이 들어간 의약품이 제약사별로 수십 가지는 되고 이를 23가지 성분으로 확대하면 수백으로 늘어나는데 이를 매 환자마다 확인해야 하는 상황인 것.
정부는 이에 대한 대책으로 재택치료자로 하여금 '투여전 자가점검표'를 작성하도록 했지만, 부적절한 조치라는 지적은 여전하다.
이 자가점검표는 환자가 어떤 질환을 가지고 있는지, 어떤 약을 복용하고 있는지, 그 약의 성분은 무엇인지 등을 스스로 체크하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관련 용어에 익숙하지 않은 환자가 이를 정확히 작성하긴 무리가 따르는 실정이다. 처방 후 의료기관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관련 내역을 다시 보고해야 하는 것도 불만을 키우고 있다.
이와 관련 한 이비인후과 원장은 "이런 절차를 그대로 따르면 팍스로비드 처방하는데 한 환자 당 최소한 20분 이상 소요된다"며 "의약품안전사용서비스(DUR) 병용금기 확인 시스템을 이용하도록 하면 될 것을 왜 환자로 하여금 일일이 의약품 이름과 성분 목록을 확인하도록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꼬집었다.
다른 개원의 역시 "약 이름도 제대로 모르는 사람이 대부분인데, 그 약의 성분까지 아는 사람이 몇 명이나 될지 의문"이라며 "이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환자들의 불만은 결국 의사가 감당해야 하는데, 팍스로비드를 처방하지 말라는 것이 아니냐"고 지적했다.
코로나19 검사체계가 RAT, PCR로 나눠져 확진자 관리에 구조적인 혼선이 있다는 지적도 여전하다.
이와 관련 RAT와 PCR을 함께 진행하고 있는 한 이비인후과 개원의는 "대부분의 환자가 RAT에서 양성이 나오면 PCR검사에서도 양성이 나온다"며 "RAT의 정확성이 높아진 상황인데 왜 아직도 선별검사소에 가서 PCR검사를 받게 하는지 납득이 어렵다"고 말했다.
개원가는 검사체계가 나눠지면서 생기는 문제로 환자 관리 효율성이 떨어지는 것을 꼽고 있다. 검사체계가 RAT로 일원화되면 의원은 환자의 확진 여부를 곧바로 알 수 있고, 신원이나 병세 역시 파악하고 있는 만큼 재택치료 효율성이 높아진다는 것.
하지만 PCR검사를 진행하면 하루가 더 지연되고, 확진 후 다른 곳에서 재택치료를 받는 경우 그 의원은 신원 등을 새로 파악해야 하기 때문에 일관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더욱이 현재 PCR검사 결과 업데이트가 지연되는 경우가 많아 확진자 관리에 허점이 생기는 상황이다.
다른 이비인후과 원장은 "PCR 검사 결과가 늦게 업데이트 돼 재택치료자 관리가 믿음의 영역에서 이뤄지고 있다. 환자가 본인이 확진자라고 하면 의사 입장에선 믿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정부는 정확성이 높은 RAT 키트를 가려내 이를 중심으로 검사체계를 일원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