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가인하 여파로 매출 감소를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였던 일회용 점안제가 코로나 이슈를 타고 처방량이 급증하면서 오히려 효자 품목으로 등극하는 모습이다.
이를 두고 의료계는 재사용 문제가 이슈화된 것이 영향을 줬다고 평하가며 급여 재평가를 앞둔 상황에서 처방액 증가세가 계속 이어질지 주목하고 있다.
3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일회용 점안제 품목들이 전년도와 비교해 처방액 규모가 눈에 띄게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복지부는 제약사들과 대법원까지 가는 법정 소송전 끝에 2020년 10월 일회용 점안제 약가인하를 실시한 바 있다.
이에 따라 당시 안과 병‧의원 대상 전문의약품을 특화한 주요 중견 제약사들 매출이 대부분 소폭 뒷걸음치기도 했다. 일회용 점안제 생산‧판매를 주력으로 하고 있는 만큼 약가인하 여파가 적지 않았던 것이다.
하지만 약가인하 조치가 적용된 지 약 2년 가까이 지난 현재 주요 일회용 점안제 품목들 처방액이 전년도와 비교해 급증한 것으로 집계됐다.
대표적인 품목을 꼽는다면, 대우제약의 히알산 점안액이다. 의약품 조사기관 유비스트에 따르면, 올해 1분기에만 약 54억원의 처방액을 기록하면서 전년 같은 시기(35억원)와 비교해 5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추세가 올 한해 계속 이어질 경우 200억원을 훌쩍 넘어선 매출을 기대할 수 있는 상황.
대우제약의 경우 안과 전문의인 지용훈 대표 중심으로 국내 안과 병‧의원에 특화한 전문의약품을 생산하는 대표적인 제약사로 꼽힌다.
여기에 또 다른 안과 특화 제약사로 꼽히는 태준제약 뉴히알유니 점안액 역시 올해 1분기 52억원의 처방액을 기록해 전년도 같은 시기(49억원)에 비해 7% 가량 증가했다.
마찬가지로 한미약품 '히알루미니 점안액'과 국제약품 '큐알론 점안액'의 경우도 전년도와 비교해 각각 20%, 27% 급증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를 두고 의료계 내에선 코로나 장기화 상황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했다.
서울의 한 안과의원 원장은 "지난해부터 코로나 상황이 계속되면서 재택근무 등 사람들이 실내 생활 위주로 활동한 영향이 크다"며 "점안제 처방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 환경이라고 보면 된다. 안구 건조증 환자가 급증한 것이 점안제 처방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또한 점안제 재사용 이슈가 불거지면서 일회용 점안제로 시장이 재편된 것도 처방액 증가 요인 중 하나라는 평가다.
대한안과의사회 황홍석 회장은 "식약처는 일회용 점안제의 안전한 사용을 위해 첫 1~2 방울은 버리고 사용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 안전한 사용이 우선이지만 낭비되는 측면도 존재한다"며 "재사용을 금지하기 위한 조치가 현장에 적용되면서 처방액 증가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황홍석 회장은 "낭비되는 부분은 분명하게 짚고 넘어가야 한다. 식약처 고시에 수정‧보완할 부분이 존재 한다"며 "내년 급여 재평가가 예고됐는데 무작정 급여에서 제외하는 것이 아니라 반드시 필요한 진료 분야에 쓰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쇼그렌 증후군 환자나 노인성 안과 질환자의 경우 안구건조증이 심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복지부와 심평원은 내년도 의약품 급여 재평가 대상으로 히알루론산 점안액(sodium hyaluronate)을 포함시키고 내년도 급여기준 재설정을 예고한 상태다. 3년간 건강보험 청구 금액은 51개사 427개 품목, 한 해 평균 2315억원에 이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