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이 더 나은 삶을 욕망함에 따라, 성공적인 삶을 나타내는 지표들은 시대에 따라서 바뀌어왔다. 성공적인 경제력에 대한 예시를 들어보자. 과거 부유한 삶을 상징했던 풍만한 몸매는 자기관리가 트렌드로 떠오르면서 더 이상 성공의 상징이 되지 못했다. 재력을 상징하는 명품 또한 플렉스(FLEX, 성공이나 부를 뽐내거나 과시하다) 와 욜로(YOLO, 현재 자신의 행복을 가장 중시하고 소비하는 태도) 라는 키워드가 유행이 되며 소비층이 중산층과 학생들로 이동했고, 이제 더 이상 상류층만의 전유물이 아니라고 여겨진다. 사람들은 점점 더 희소한 가치를 향하여 움직이며, 더 상위의 것을 욕망하게 된다. 정신적인 측면도 이러한 면에서 예외는 아니다.
요즘 미디어에서는 자존감이라는 단어를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연구를 통해 자존감과 성공적인 삶의 상관관계가 드러나면서 높은 자존감은 사람들에게 또 하나의 '성공' 으로 인식되기 시작했고 비교와 경쟁에 지친 한국인들에게 자존감이라는 단어는 본인의 문제를 관통하는 하나의 빛줄기로 다가왔다.
또한 자존감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이 소아기 부모와의 관계라는 것이 밝혀지며 높은 자존감은 이제 '행복한 유년기를 가진 사람들만이 가질 수 있는 것'으로 특권화되었다. 이러한 관심은 자존감 높은 사람들의 특징, 자존감을 높이는 방법 등의 인기있는 강연과 연구의 주제로 파생되었다.
개인의 소아 자존감과 성공의 상관관계를 연구한 한 논문에 의하면, 영상은 소아 시기 부모와의 관계, 자기효능감 등이 성장 과정에서 대인관계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하지만 이를 인용하여 제작된 EBS 다큐멘터리에서는 끊임없이 불편한 점을 찾을 수 있었다. 높은 자존감에 대한 강조가 이루어질수록 낮은 자존감을 가진 아이들은 끊임없이 저평가되고 실패자처럼 묘사되었다는 것이다.
자존감은 개인의 경험에 따라 언제든지 변화할 수 있는 것임에도 자존감 낮은 아이들은 방송에서 낙인찍혀졌고 그 사실은 그 아이들이 당연하게도 더 낮은 퍼포먼스를 보여주리라 여기게 만들었다. 이것은 그 아이들의 자존감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을 리 만무했다.
특정 개념을 정의하는 것은 그것을 분석하는 데에 꼭 필요한 부분이다. 하지만 '낮은 자존감'을 자각하는 것은 오히려 대상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자존감은 높낮이가 있는 수치의 개념으로 많이 오해되고 있지만, 실제로는 자존'感' 이라는 용어에서 알 수 있듯 일시적인 감정에 불과하며 성공을 위해서는 소아가 이를 반복적으로 경험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많은 사람들이 이 다큐멘터리를 통해 소아의 건강한 자존감 형성을 위해 노력하는 한 편, 개인이 낮은 자존감을 수용하되 하나의 실패라고 생각하게 만드는 악순환은 경계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