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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대면진료 플랫폼은 진화중…수익창출 모델은?

발행날짜: 2022-06-07 12:15:00

의료계, "배달앱화·물류센터형약국·건설사MOU·플랫폼 매각 유력"
산업계, "비대면진료, 대면진료 대체 못해…보완재로 작용할 것"

산업계의 비대면진료 제도화 움직임이 본격화하면서 플랫폼 업체의 수익창출 수단에 대한 의료계 관심이 커지고 있다.

7일 산업계에 따르면 비대면진료 플랫폼은 닥터나우, 굿닥, 올라케어 등으로 3강 구도를 형성했다.

빅데이터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 2월 닥터나우 월간 활성 이용자(MAU)는 41만6647명이다. 이는 지난해 말 6만 명 수준에서 지난 1월 16만 명으로 증가하는 등 급격한 성장세다. 같은 달 굿닥과 올라케어의 MAU는 각각 33만8408명, 22만5001명이다.

비대면 진료 3강 플랫폼

이 같은 숫자는 코로나19 유행세가 절정에 달한 지난 3월 더욱 증가했다가, 회복단계에 접어들면서 감소세에 들어갔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비대면진료에 참여하고 있는 한 개원의에 따르면 최근 이를 통한 진료 요청이 정점 대비 3분의 1수준으로 급감했다. 더욱이 기존에도 이용자 수가 많지 않았던 후발업체의 경우 이를 통한 진료 요청이 드문 상황이다.

■이용자 감소세 들어선 비대면진료…출혈 경쟁 심화

이용자 수가 줄어들면서 플랫폼 업체들의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현재 20~30개 비대면진료 플랫폼이 운영 중인데 파이가 줄어들면서 춘추전국시대가 시작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주요업체와 후발업체의 경쟁 양상엔 차이가 있다. 주요업체들은 개발역량을 바탕으로 편의성을 강화한 신규 서비스를 출시하고 있지만, 관련 대응이 어려운 후발업체들 사이에선 출혈경쟁이 벌어지는 모습이다.

특히 차이가 있는 것은 의약품 무료배송이다. 앞서 보건복지부는 의약품 무료배송 관련 민원이 지속적으로 들어오고 있으며 의료법 위반 소지가 있다는 이유로 주요업체들에 시정을 권고한 바 있다. 무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경제적 이익을 통해 의료기관을 알선하는 불법행위가 될 수 있다는 취지다.

이에 따라 주요업체는 배송비용을 받는 대신 다른 이용객 유치수단을 찾아 나섰다. 반면 후발업체는 무료배송을 유지하는 동시에 의료기관과의 제휴를 통한 무료상담 서비스 등으로 승부수를 던지는 상황이다.

이 같은 양상은 의료계 우려가 커지는 이유이기도 하다. 투자금으로 운영되는 스타트업 특성상 이를 회수하기 위한 수익창출이 필수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재의 비대면진료 플랫폼은 수익을 내기에 적합한 구조가 아니어서, 향후 상위노출광고가 등장하거나 과도한 수수료를 청구하는 등 서비스가 배달 앱처럼 변질될 수 있다는 것. 업체들이 사업을 확장해 나가는 과정에서 의료계 고유영역을 침범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와 관련 한 개원의는 "최근 한 비대면진료 플랫폼에서 환자가 의약품을 선택하는 서비스가 출시돼 우려가 현실이 되는 것이 아니냐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며 "업체들이 어떤 서비스를 내놓을지 예상하기 어려워 제도화 이후 주객이 전도되지는 않을지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플랫폼 수익창출 수단은…의료계, 물류센터형 약국 우려

물류센터형약국 운영방식

플랫폼 업체의 수익창출 수단에 대해서도 다양한 예측이 나온다.

이 중 의료계 우려가 가장 큰 사업은 물류센터형 약국이다.

이는 업체가 유통망을 갖춘 대형물류센터를 건설하고 약사를 고용하는 식이다.

센터에 대량의 의약품을 비축해둘 수 있고 유통망도 갖춰졌으니 업체는 플랫폼을 통한 모든 처방 건을 자체적으로 소화할 수 있게 된다.

진료를 통해 수익을 내기 어려우니 의약품 유통에서 발생하는 마진을 노릴 것이라는 발상이다. 일선 약국들이 "동네약국 죽이기"라며 반발하는 이유다.

비대면진료 처방 건에만 집중하는 배달전문약국이 등장하는 상황도 이 같은 우려를 키우고 있다.

복지부 역시 이 같은 약국 개설을 막을 법적 근거가 없다는 입장이다. 대면 처방조제를 거부하는 경우 위법 소지가 있기는 하지만, 물류센터약국이 대면조제를 하겠다고 나서면 이를 막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건설사와의 업무협약을 통한 서비스 제공도 거론되고 있다. 아파트, 지식산업센터 등의 건물 관리체계에 비대면진료 서비스를 도입하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인터폰 등으로 비대면진료를 받고 단지 내 비축된 의약품을 세대로 바로 배송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다만 이 같은 방식은 자본력이 뒷받침돼야 하는 만큼, 후발업체들은 대기업으로의 인수를 노리고 있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와 관련 산업계 한 관계자는 "대형 헬스케어 기업이 비대면진료 플랫폼에 직접 투자하는 경우도 있고 향후 인수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며 "환자DB가 헬스케어 기업에 있어 중요 사업수단인 것을 고려하면, 후발업체들은 출혈경쟁을 통해서라도 이용자를 모으기에 혈안일 수밖에 없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비대면진료 플랫폼 업체의 수익창출 수단에 대한 의료계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산업계, 의료계 우려 일축…"수익 고민할 단계 아냐"

산업계는 아직 사업이 안착되지 않은 상황에서 수익성을 논하긴 이르다는 입장이다. 제도화가 급선무여서 수익사업을 구상할 여건이 안 된다는 설명이다.

이와 관련 한 플랫폼 업체 관계자는 "몇몇 방안이 논의되긴 했지만, 아이디어 차원으로 구체적인 계획이 세워진 것은 전혀 없다"며 "비대면진료 제도화가 가장 큰 목표이기 때문에 그 외의 부분을 신경 쓸 단계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현재 논의 중인 방안도 스마트 헬스 디바이스를 통한 해외시장을 노리는 방향으로 비대면진료를 시작으로 헬스케어 전반을 아우르는 서비스 구축이 목표라고 부연했다.

이 관계자는 주요업체들이 제도화 이후에도 의료법에 위배되지 않고 일선 의료진에 해가 되지 않은 선에서 사업을 운영해 나가기로 뜻을 모은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 보건의료산업에서 비대면진료가 차지하는 비중은 1% 수준으로 대면진료를 대체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오히려 비대면진료는 대면진료를 촉진하는 보완재 역할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