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휴간호사들을 이끌어내 간호인력난을 해소하겠다며 복지부가 시간제간호사 제도를 들고 나왔지만 병원들은 물론, 간호사들도 눈길조차 주지 않고 있어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병원에도, 간호사들에게도 별다른 이점이 없다는 것이 이들의 공통된 설명. 이에 따라 간호인력난 해소를 위한 근본적인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병원도, 간호사도 외면…채용사이트 '조용'
최근 간호사 채용을 진행중인 경기도의 한 병원. 하지만 이 병원은 시간제 간호사를 채용할 마음은 전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 병원 관계자는 12일 "불과 몇시간, 그것도 낮에 잠깐 일할 간호사들을 뽑는 것이 큰 의미가 있겠느냐"며 "간호관리료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정말 함께 일할 간호사들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병원들은 시간제 간호사제도에 대해 다소 냉담한 표정을 짓고 있다. 하지만 문제는 간호사들도 이에 대해 매력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이같은 경향은 채용시장에서 극명하게 나타난다. 시간제 간호사를 뽑겠다는 병원도, 취직을 원하는 간호사들도 찾기 힘들다.
간호사들이 가장 많이 찾는 대한간호사협회 구인구직난은 물론, 간호사 채용이 가장 활발히 이뤄지는 채용대행사이트인 M사에도 시간제 간호사에 대한 구인은 물론, 구직자도 전무하다.
이외 다른 공간도 마찬가지. 대다수 채용사이트를 살펴봐도 12일 현재 시간제간호사에 대한 수요도, 공급도 나타나지 않고 있다.
"득보단 실 많다" 한목소리…실효성 논란 불가피
그렇다면 시간제 간호사가 이처럼 외면받는 이유는 뭘까. 병원들은 시간제 간호사 채용은 득보다 실이 많다고 설명한다.
우선 가장 현실적인 문제로 임금문제다. 대다수 간호사들은 월급이나 연봉형태로 임금을 받고 있다.
여기에 야간근무, 주간근무 등 근무형태나 각종 수당으로 임금산정 방식이 상당히 복잡한 상황.
이에 따라 이러한 상황에서 시간제간호사들을 위한 임금체계를 또 다시 만드는 것이 부담된다는 의견이 많다.
또한 간호사들의 특수한 근무환경도 걸림돌이다. 3교대 방식으로 운영되는 간호사 근무형태에 4~5시간 근무하는 시간제간호사들을 투입할 경우 근무사이클의 혼란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게 이들의 우려다.
아울러 직원들의 결속력 등에 문제가 생길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3교대로 열심히 근무하고 있는 간호사들 틈에 몇시간 일하고 퇴근하는 간호사들을 채용할 경우 부정적인 효과를 볼 수 있다는 것이다.
간호사들도 마찬가지. 각자의 사정에 따라 일을 쉬고 있는 상황에서 굳이 아르바이트나 다름없는 시간제 간호사를 하기 위해 현업에 복귀할 메리트는 없다는 목소리다.
이에 따라 시간제간호사에 대한 실효성 논란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미봉책으로 간호인력난 문제를 해결하려 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중소병원협의회 관계자는 "간호관리료 문제는 물론, 간호인력구조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없이는 시간제 간호사 등은 미봉책에 불과하다"며 "정부과 유관단체들은 물론, 병원들이 머리를 모아 대책을 세워가야 한다"고 말했다.
보건노조 관계자도 "간호인력난 해소를 위해서는 시간제 간호사라는 미봉책보다는 간호관리료 재설계가 시급한 부분"이라며 "지방병원들의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간호관리료를 개선을 포함한 근본적인 대책이 선행돼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