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후 7시 A내과의원. 김모(68)씨가 진료비를 두고 거세게 항의했다. 평소와 동일한 진료를 받았는데 왜 진료비를 몇 배 비싸게 받느냐는 게 환자의 불만이었다. A병원 이모 원장은 야간가산이 적용돼 진찰료가 정액기준을 넘겨 어쩔 수 없다고 설명했지만 김씨의 불만을 잠재울 수는 없었다.
# B정형외과 박모 원장은 관절염으로 고생하는 환자를 진료하는 데 어느 선까지 진료해야 할 것인지 고민이다. 얼마 전 물리치료 중 심층열치료와 표층열치료를 동시에 실시하면서 본인부담금이 늘자 환자가 이의를 제기했기 때문이다.
18일 개원가에 따르면 최근 개원가에선 이와 유사한 사례가 빈발하고 있다. 이 문제로 환자들과 얼굴 붉히는 일이 잦아 난감하다는 게 개원의들의 전언이다.
문제는 상한액을 1만 5000원으로 제한하고 있는 노인 본인부담 정액제.
정부는 65세 이상 노인을 대상으로 외래 요양급여비용 1만 5000원 이하에 한해 1500원만 부담하도록 하는 ‘본인부담 정액제’를 적용하고 있다.
그러나 야간가산제 혹은 종병가산율 적용으로 진료비가 상승해 정부가 정한 상한선인 1만 5000원을 초과하는 경우가 많아 노인 환자들이 납부해야할 진료비 부담이 커진다.
실제로 A내과의원에서 진료를 받은 김씨는 평소 진료비로 1500원을 지불했다.
하지만 야간가산 시간대에 진료를 받자 30%의 야간가산액이 적용돼 본인부담금이 4500원으로 늘었다. 기존 진료비보다 약 3배 이상 상승한 셈이다.
B정형외과 또한 종별가산율 적용으로 1500원이면 가능한 진료가 4500원으로 3배 인상됐다.
이처럼 앞서 노인 외래 본인부담제도로 혜택을 받고 있던 환자들은 갑자기 오른 진료비에 불만을 제기하는 사례가 늘어나자 개원의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지역의사회 관계자는 “최근 한의원의 경우 외래 본인부담 정액구간 상한액을 1만 5000원에서 2만원으로 인상해 혜택을 보고 있다”면서 “물가 인상을 고려해 상한액을 인상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의사협회 문정림 대변인은 “각 지역의사회에서 노인 외래 본인부담제도와 관련한 민원이 잇따라 접수되고 있다”면서 “현재 1만 5000원으로 제한하고 있는 요양급여비용 상한선을 상향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와 관련해 의사협회는 복지부 측에 제도 개선을 건의하고 있으며 대한노인회와 연계해 국회와의 업무협의도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