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활의학과가 인기 상한가라고 하지만 기피하는 분야는 있습니다."
대한재활의학회 강성웅 이사장(연세의대)의 말이다. 그는 "재활의학과의 인기가 급상승하고 있다고 하지만 정작 호흡재활 분야는 수년째 전공의를 뽑지 못해 명맥이 끊길 처지"라고 말했다.
호흡재활치료는 환자의 생명과 직결된 중요한 분야지만 응급 상황이 자주 발생하는 등 힘들고 어렵기 때문에 전공의들이 지원을 꺼린 다는 것 강 이사장의 설명이다.
전문의 수급 불균형이 일부 기피과에 한정된 문제가 아니라는 지적이다. 대부분의 전문과들이 전공의 수급에 큰 문제가 없어 보이지만 이는 표면적인 현상일 뿐이라는 게 의학계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비 기피과목 중에서도 기피 분야가 있다는 게 이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가장 대표적인 과목이 신경외과다. 전공의 모집에서 거의 정원을 채우고 있지만 속내들 들여다보면 사정은 확 달라진다.
연세의대 신경외과 김선호 교수는 "척추질환 쪽에는 지원자가 넘치지만 정작 신경외과에서 가장 중요한 분야인 뇌종양, 두개저외과, 뇌혈관외과 분야를 희망하는 전공의는 가뭄에 콩나듯 한다"고 말했다.
그는 "숙달된 뇌 분야 전문의 1명을 길러내기 위해서는 10년 이상이 걸리는데, 이러다가는 외국에 나가서 수술을 받아야 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의학회 김성덕 회장은 "재활의학과와 신경외과만의 문제가 아닌 모든 전문과목들의 고민이다. 내과도 종양 쪽은 기피 분야로 꼽힌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이어 "모두 수련 과정이 힘들고 위험하다. 또 들인 노력에 비해 보상이 적고 개원 전망이 어둡다는 공통점이 있다"며 "정부와 의료계가 중지를 모으는 일이 시급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