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모틴' 복제약 시장을 잡기 위한 리베이트 물밑 작업이 치열하다. 자사약 처방시 인터넷 쇼핑몰을 통해 명품을 지원해주거나 품목 스위칭시 국내 유명 여행지를 보내준다는 등의 제안이 난무하고 있다. 심히 우려된다."
내달 특허가 만료되는 '가스모틴(기능성 소화불량치료제)' 시장이 과열 양상 조짐을 보이고 있다.
본지 취재 결과, 복제약 출시를 준비 중인 일부 제약사들은 이 시장을 잡기 위해 선·후지원 등 각종 방법을 동원해 마케팅을 펼치고 있었다.
특히 개원가는 처방 변경이 비교적 자유롭다는 점에서 이들의 집중 공략 대상이 됐다.
리베이트를 주고 받는 쪽 모두 처벌하는 쌍벌제가 시행된 이후 불법행위가 잠잠해졌다는 말이 무색할 정도였다.
이 약물은 작년 398억원(UBIST 기준) 어치 처방액을 기록한 대형 품목으로, 현재 기허가된 복제약은 70여 개에 달한다.
"금품 선·후지원에 명품 제공…도매에 약 50% 공급도"
이들이 자사약 처방을 위해 행하는 수법은 다양했다.
▲ 일정금액 선지원 ▲ 품목 스위칭 시 국내 유명 여행지 보내주기 ▲ 처방액 만큼 현금 지원(100만원 처방시 100만원 현금 지원, 일명 100대100) ▲ 인터넷 쇼핑몰 통해 명품 지원(루이비통, 구찌 등 해외 유명 브랜드) 등이 대표적이다.
도매를 이용하려는 움직임도 포착됐다.
실제 국내 모 제약사는 도매에 가스모틴 제네릭을 50% 할인해 공급을 제안, 실제는 15% 할인된 가격으로 결제하고 차액을 도매에 현금 지원하는 수법을 쓴 것으로 알려졌다.
예를 들어 100원짜리 약을 가진 제약사는 도매상에 50% 할인해주는 조건으로 합의하고, 실제적으로는 85원을 결제한다. 나머지 35원은 제약사가 도매에 다른 명목으로 지원하고, 도매는 이를 병원에 약을 넣기 위한 자금으로 활용한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현금을 받은 도매는 병원쪽에 약 스위칭을 제안할 수 있고, 이 과정에서 병원에 현금이 흘러들어 갈 여지가 충분하다는 얘기다.
국내 모 제약사 마케팅 관계자는 "가스모틴 시장을 잡기 위한 물밑작업이 치열하다. 과열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며 "현재 상황을 보면, 쌍벌제 첫 본보기가 조만간 나오지 않을까 생각된다"고 우려했다.
"작년 가나톤 시장 오버랩…당시 리베이트 금지 각서 쓰기도"
일부 제약사들의 이런 행위는 작년 이맘때쯤 제네릭이 발매됐던 가나톤(위장관 촉진운동제) 시장과 흡사할 정도로 닮았다.
가나톤 시장은 '리베이트-약가연동제' 이후 처음으로 특허가 풀린 대형 오리지널이었다.
당시 복지부는 가나톤 제네릭 출시 전에 일부 제약사들의 리베이트 행위를 감지하고, 해당사의 영업담당자들을 한 자리에 불러놓고 리베이트 금지 각서를 쓰게 했다. 사상 초유의 조치다.
복지부 관계자는 이번 '가스모틴' 사안에 대해서도 "상황을 예의주시하겠다"고 관심을 보였다.
한편, 가나톤 시장은 발매 첫해 제네릭이 시장 절반 이상을 장악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가나톤은 전년도에 비해 처방액이 무려 130억원 가량 빠져나갔다.
바꿔말하면, 복제약 출시 제약사는 그만큼 매출 증대의 기회인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