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업계가 쌍벌제 이후 의사 영입에 부쩍 관심을 보이고 있다.
신약개발 등 R&D 강화는 물론, 이들의 인맥을 활용한 마케팅 등의 부수적 효과까지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제약의사를 영입하거나 계획 중인 국내외 제약사가 크게 늘고 있다.
쌍벌제 이후로 리베이트성 판촉 활동이 사실상 막히면서, 그 돌파구를 제약의사에서 찾고 있는 것.
모 다국적제약사 관계자는 "최근의 제약의사 역할은 특정 업무에 국한되지 않는다. 마케팅, 경영까지 다양하다"며 "특히 쌍벌제 후 외부 강연자 초청이 어려워지면서 직원 교육 등의 역할도 늘었다"고 말했다.
그들의 인맥도 업무 진행에 큰 도움이 된다고 했다.
또 다른 다국적제약사 임원은 "한국에서 인맥이 많다는 것은 무엇보다도 큰 자산이다. 특히 의사라는 직업군은 모이는 힘이 강하다"며 "이런 면에서 제약의사는 마케팅 측면에서도 큰 도움을 준다"고 말했다.
그는 "일례로 그동안 약속을 좀처럼 잡기 힘들었던 모 종합병원 교수가 있었는데, 어느날 덜컥 약속 일정이 잡혔다"며 "이유를 알고보니 해당 교수와 회사에 근무하는 의사와 동문이었다"고 귀띔했다.
국내 모 제약의사도 "신약개발 과정에서부터 담당 종합병원 키닥터를 만나는 일까지 겸행하고 있다"며 "아무래도 의사를 만날 때는 접근이 용이하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자, 제약의사 영입을 위한 스카웃 전쟁도 비일비재한 상황이다.
모 다국적 제약의사는 "시장에 수요는 많고 공급은 적으니 알게 모르게 스카웃 제의가 많이 온다"며 "의사도 사람인지라 보다 나은 조건을 제시하는 곳에 끌릴 수 밖에 없다"고 털어놨다.
그는 "하지만 좋은 조건을 제시한다고 무작정 가는 것은 아니다. 현재 근무하는 곳에서 맡은 영역이 가려는 곳과 겹친다면 단칼에 거절한다"며 "제약업계도 시대가 변하면서 제약의사에 대한 중요도가 점점 높아지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