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모틴 복제약을 보유한 제약사들이 출시 사실을 숨기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보통 제품이 출시되면 언론 보도 등을 통해 이 같은 사실을 알리지만, 지금은 발매됐다는 자체만으로도 정부의 리베이트 감시 대상에 오를 수 있는 업계 분위기 때문이다.
실제 보건복지부는 가스모틴 특허 만료일 하루 전에 제약협회에 공문을 보내 '리베이트 행위를 하지 말 것'을 경고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가스모틴 복제약은 지난 9일부터 여러 국내제약사에서 출시됐다. 가스모틴 특허 만료일(8일)이 끝난 데 따른 보편적 현상이다.
하지만 가스모틴 복제약 보유사들은 출시 사실을 공식적으로 알리지 않거나, 일부러 발매일을 늦추고 있다. 통상 시장 선점을 위해 제품을 홍보하거나 특허 만료일 직후 제품을 출시하는 것과는 사뭇 다른 현상이다.
바로 복지부의 리베이트 감시 대상에 오르기 싫기 때문이다.
국내 A제약사 영업 담당자는 "가스모틴 복제약 출시일을 일부러 늦췄다"며 "요즘은 적당히 팔면 좋은 것이지 많이 판다고 좋은 것이 아니다. 리베이트 조사 대상에 오르기 싫다"고 허탈해했다.
그는 "분명히 한 두달 후에 처방액이 급증하면 의심을 받을 것이 뻔하다"며 "(개원가에서) 처방 변경은 언제든지 가능하기 때문에 시기를 보고 있다. 이미 약속은 돼 있다"고 귀띔했다.
국내 상위 B제약사 홍보팀 관계자도 가스모틴 복제약 출시를 공식적으로 알리지 않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회사에서 쌍벌제 이후 첫 대형 품목 특허 만료 복제약이라는 점을 부담스러워한다"며 "어차피 상위제약사인 만큼 영업력이 좋아 처방액이 타사보다 많이 나올텐데, 벌써부터 걱정하는 기색이 역력하다"고 우려했다.
반면, 국내 상위 C제약사는 제품 출시를 공식적으로 선언했다.
이 회사 관계자는 "제품 출시는 당연히 알리고 홍보하는 것이 맞지만, 애석하게도 제약업계 상황이 안 좋아서 다들 꺼리고 있는 것 같다"며 "하지만 우리 회사는 리베이트 영업을 일절 하지 않기 때문에 당당하게 발매 사실을 알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