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협회 정기대의원총회 현장 스케치]
24일 제63회 대한의사협회 정기대의원총회가 개최됐다. 이날 행사는 시작부터 욕설과 고성으로 얼룩진 총회가 됐다.
총회 시작 30분 전부터 본회의장 앞에서는 대의원과 방청객들이 줄지어 늘어서기 시작했다. 자리 부족 문제로 본회의장에서 입장하려는 방청객과 이를 저지하려는 직원간에 실랑이가 벌어지기도 했다.
이번에 참석한 전의총 회원은 대략 300여명 규모. 버스를 대절해 부산, 울산 등지에서 올라온 회원들은 총회 방청객 석을 가득 메웠다.
대한전공의협의회 회원들도 40명이 참석했다. 특히 '의협회장 직선제, 회원들의 뜻입니다', '회원의 권리, 직선제 절대 찬성'이라는 구호가 적힌 띠를 두르고 나와 눈길을 끌었다.
몇몇 회원은 아이들과 함께 유모차를 끌고와 총회를 관람했지만, 고성이 오가는 험악한 분위기가 계속되자 자리를 피했다.
개회식의 시작부터 순탄하지 않았다. 경만호 회장을 표적으로 "사퇴하라, 오바마" 등 강경한 발언들이 회의의 맥을 끊었다.
개회식 중간 중간 방청객 석에서는 "횡령범이 회장이냐, 물러가라"는 구호가 2~3분씩 이어지기도 했다.
2억 5천만원의 대외사업 추진비, 결산 회계 등 민감한 안건이 나올 때마다 회의장은 "경회장 사퇴하라" 등의 구호가 장내를 술렁이게 만들었다.
한편 총회장 밖에서는 경찰이 만약의 사태를 대비해 1개 중대 병력을 동원해 비상대기했다.
이후 열린 예산 결산 심의분과위원회는 "회장 출입을 막아라"고 외치며 테이블로 문을 봉쇄해 험악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전자투표를 믿지 못하겠다는 방청객들이 거세게 거수 투표를 요구하는 한편, 각 대의원 뒤에 위치해 투표를 확인하기도 했다.
한편 이런 소란들이 계속 이어져 심의분과위원회는 예정보다 2시간여를 훌쩍 넘긴 시간이 돼서야 끝날 수 있었다.
지체된 시간에 따라 총회장 곳곳에는 복도에 털썩 주저앉아 쉬고 있는 회원들의 모습을 쉽게 찾아 볼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