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홍은동 그랜드힐튼호텔에서 열린 의사협회 63차 정기대의원총회는 경만호 회장을 둘러싼 각종 의혹을 두고 일부 대의원과 방청 회원들 간에 고성과 막말이 오가는 파행을 빚었다.
전의총을 비롯한 일반 회원 300여 명은 방청석에 앉아 "경만호 회장 사퇴" "의장은 똑바로 하라" 등 구호를 외치는가 하면 집행부를 옹호하거나 자신들의 주장에 반하는 발언에는 항의와 야유를 퍼부었다.
일부 회원은 경만호 회장에 대해 "OOO 물러나라" 등 욕설을 퍼붓기도 했다.
경만호 회장 사퇴 권고안을 채택한 인천, 경북, 경남도 소속 일부 대의원들도 경 회장의 사태 권고안을 본회의에서 바로 심의할 것을 요구하며 경만호 집행부를 압박했다.
이에 따라 총회는 시종일관 고성과 막말, 몸싸움이 반복되는 등 극심한 진통을 겪었다.
▲와인의혹, 의협회장 업무추진비 2억 5천만원 사용 내역 의혹 등을 담은 감사보고서 채택 ▲2010년 결산안 인준, 의협 회비 인하 등 안건을 다룬 사업계획 및 예산결산 심의분과 ▲경만호 회장 사퇴권고안을 다룬 제1토의안건 심의분과위원회에서 진통이 심했다.
회원들은 토의장을 가득 메운 채 대의원들의 의결 과정을 지켜보면서 대의원들 발언에 '일희일노'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들은 "결산안 인준 반대" "경만호 회장의 사퇴권고안 가결" 등 구호를 외쳤다.
본회의에서 경기도 소속 김세헌 대의원은 <주간동아> 마노효복지의료재단의 공금 횡령 의혹 보도에 대해 경만호 회장의 해명을 요구했다.
의협회장 소유의 마노 요양병원의 한의사 고용을 철회하라는 주장도 나왔다.
의료일원화특별위원회 유용상 위원장은 "의협회장이 운영하는 병원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정체성에 관한 회원들의 충정을 알아달라"며 철회를 호소했다.
총회 막바지에는 감사보고서가 다시 도마위에 오르며 고성과 막말이 오갔다.
감사보고서에 미흡한 부분이 있다는 감사단의 지적 사항이 도화선이 됐다. 감사단은 집행부가 2010년 하반기부터 올해 2월까지 감사자료를 제출하지 않아 감사보고서에 미흡한 부분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일부 대의원과 회원들은 부실한 감사가 미흡하다는 지적에도 결산보고서를 인준한 것은 문제가 있다며 재심을 요구했다.
이 문제는 결국 미진한 부분에 대해서는 다시 감사를 진행한 후 1개월 후 서면의결 하자는 중재안이 나오며 일단락됐다.
한 대의원은 "이번 총회는 유례가 없을 정도로 혼란스러웠다"며 "자신들의 주장을 내세우는 것까지 막을 생각은 없지만 고성과 막말을 하는 모습은 실망스러웠다"고 말했다.
반면 총회를 방청한 한 회원은 "별다른 기대를 하지 않았지만 이건 너무 심하다. 대의원들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모르겠다"라며 "의사협회는 아직 멀었다"라며 실망감을 내비쳤다.
한편 이날 총회에서는 의협회장 간선제와 관련한 정관개정안은 분과회의에서 부결됐으며 의협회장 사퇴 권고안 역시 본회의에 오르지 못했다.
반면 의협회비 10% 인하, 의료정책연구비 1만원 인하 안건은 본회의를 통과했다. 논란이 되었던 회장 업무추진비는 현행 2억 5천만원 수준으로 동결하되 사용 내역을 투명하게 밝히도록 했다.
또 ▲회장 등 임원 소송 패소시 소송비용 본인부담 ▲소송심의특별위원회 폐지안도 본회의를 통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