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별협약 일부 조항에 대한 수용불가 의사가 보건의료노조에 받아들여지지 않자 서울대병원노조가 이번에는 ‘보건의료 산별노조 조건부 탈퇴’라는 마지막 카드를 걸고 찬반 투표를 시작했다.
서울대병원노조는 23일 노사협상이 타결됨에 따라 지난 27일부터 산별 잠정 합의안, 지부별 잠정 합의안, 산별노조 조건부 탈퇴 등 3가지 안건을 놓고 노조원 대상 찬반 투표를 진행 중이다.
서울대병원 김애란 노조 지부장은 26일 발표한 담화문에서 “보건의료 노조가 10장 2조와 관련한 문제를 솔직히 시인하고 이를 고치려는 노력을 보이지 않고 있다”며 “이 문제가 남아 있는 한 우리는 더 이상 이 조직에 있을 이유가 없다”는 단호한 입장을 밝혔다.
이들은 보건의료 산별협약 중 10장 2조(박스기사 참조)가 노동조건을 후퇴시키는 독소 조항이라며, 지부별 파업동안 줄곧 당시 협약체결의 주축이었던 보건의료노조에 이 조항의 폐기를 요구해왔다.
그러나 이것이 받아들여지지 않자 급기야 ‘조건부 산별노조 탈퇴’라는 극약 처방을 강구한 것. 서울대병원 노조가 내건 조건은 산별협약 중 10조 2항의 폐기다.
이 건에 대한 투표는 조합원 중 1/2이상이 투표에 참여하고 이들 중 2/3이상이 찬성 할 경우 가결된다.
노조 관계자는 “보건의료노조 측에는 더 이상 할 이야기가 남아 있지 않다”며 “산별노조 탈퇴건이 부결된다고 하더라도 산별협약 10장 2조에 대한 우리의 입장은 변함없을 것”이라고 말해 이번 찬반투표가 단지 표결로만 끝나지는 않을 것임을 내비쳤다.
한편 보건의료노조와 서울대병원노조 인터넷 게시판에서는 조건부 산별노조 탈퇴를 둘러싼 뜨거운 논쟁이 진행 중이다.
27일 투표에 참가했다는 한 조합원은 “조금 부족한 부분이 있더라도 산별협약을 이끌어낸 것은 큰 성과”라며 산별노조 탈퇴는 지나친 것 아니냐는 입장을 보였다.
그러나 또 다른 조합원은 “조합원의 문제제기를 묵살하는 보건의료노조 간부들의 비민주성이 문제”라며 산별노조 탈퇴를 찬성하는 입장을 나타냈다.
현재 철야로 진행 중인 이번 투표결과는 29일 오후 6시 종료될 예정이며 오후 8시쯤에는 가·부결의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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