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가 온라인상에서 환자와 직접 소통할 수 있는 온라인 질문 답변 서비스가 시행되면서 일부 개원의들이 당혹스런 상황에 직면하고 있다.
2일 일부 개원의들은 포털사이트에서 시행중인 온라인 의사답변 서비스가 되레 진료를 방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왜곡된 의료정보를 바로잡자는 취지는 좋았지만 예상치 못한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V피부과 박모 원장은 얼마 전 황당한 일을 겪었다.
포털사이트에서 무좀 질환에 대해 상담을 받고 온 환자가 진료도 하기 전에 치료법을 제시했다. 심지어 환자의 상태는 포털사이트 내 의사의 답변과는 차이가 있었다.
박 원장은 환자에게 증상에 대해 설명한 후 다른 치료법을 제시했지만, 그는 잠시 망설이더니 다음에 오겠다며 나가버렸다.
박 원장은 "온라인 상에서 다른 의사의 상담을 받고 내원한 환자는 이미 자신의 질환에 대해 확정짓고 오기 때문에 치료에 어려움을 겪는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개원의는 "환자들은 눈 앞에 있는 의사의 진단보다 온라인에서 만난 의사의 답변을 더 신뢰하는 경향이 있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의사 답변 서비스는 지난 2009년 1월 포털사이트 '네이버'를 시작으로 같은 해 10월 '네이트'에서 실시하면서 붐을 일으켰다.
네이버 의사 답변 서비스 도입 당시 의사협회, 치과의사협회, 한의사협회, 하이닥 소속의 의료진을 모두 합해 1054명이 참여했다. 서비스 실시 3개월 후에는 의사협회원만 600여명을 넘어섰다.
그러나 2년째에 접어들면서 이에 참여했던 상당수 의사들이 해당 서비스의 한계를 지적하고 있는 상황이다.
환자는 자신의 질환에 대해 정확한 진단을 원하는 반면 의사는 환자의 상태를 눈으로 보지 않은 상태에서 진단하기가 쉽지 않다는 게 포털사이트 내 의사답변 서비스의 가장 큰 문제점이다.
반면, 병원 홈페이지 게시판을 통한 의사 답변 서비스는 날이 갈수록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병원 홈페이지는 일단 해당 의료기관 혹은 의료진을 선택한 상태이므로 의사와 환자 간에 신뢰가 구축돼 있고, 실제 내원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또한 상담을 진행한 환자가 해당 병원을 방문할 가능성이 높아 환자유치 효과도 기대해볼 수 있다.
노원구 B산부인과의원 김모 원장은 "온라인에서 상담했던 환자가 내원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환자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면서 "친밀도 또한 높아진다는 점에서 추천할 만하다"고 말했다.
수술을 전문으로 하는 C이비인후과 박모 원장은 "진료로 바쁘지만 병원 홈페이지 게시판을 열심히 관리하는 편"이라면서 "의원급 의료기관에서 수술을 할 수 있다는 것을 몰랐던 환자들이 상담을 통해 내원하기도 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