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카스 등 일반약 수퍼판매 품목이 사실상 결정되면서, 해당 약을 보유한 제약사들이 고민에 빠졌다.
특히 연간 1200억원 가량의 매출로 일반약 부동의 1위 품목 '박카스'를 보유한 동아제약은 약사들의 심기를 건드리지 않기 위해 상당히 고심하는 눈치다.
'박카스'를 이 자리까지 올려놓은 공이 약사들에게 있는 만큼 섣부른 행동은 약사 사회의 공분을 사 박카스를 제외한 다른 일반약까지 불똥이 튈 수 있기 때문이다. 최악의 경우 불매운동까지 생각할 수 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복지부는 일반약 44개 품목을 의약외품으로 지정할 예정이다. 이들 약은 이르면 8월부터 수퍼 등에서 살 수 있다. 여기에는 박카스, 마데카솔 등 유명 일반약이 포함돼 있다.
상황이 이렇자, 해당 약을 보유한 제약사는 자사에 미칠 영향을 재빠르게 분석하면서도 명쾌한 해답을 얻을 수 없다고 난감해 하고 있다.
전체 매출에서 약국 판매 비중이 높은 제약사는 약사 눈치가 보이고, 인지도가 낮고 매출이 적은 약을 보유한 제약사들은 과연 수퍼 판매가 이득이 될 지 의문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유통망도 없는 상태다.
A제약사 관계자는 "일반약 수퍼 판매를 위한 적극적인 움직임은 약사들의 공분을 살 수 있다. 현재 약국에서만 팔아야 하는 일반약은 1만7000여 품목으로 절대적으로 많다. 자칫 이 약마저 못 팔 수 있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라고 난감해 했다.
B제약사 관계자도 "인지도가 높거나 약국외 유통망이 갖춰진 기업은 승산이 있을지 모르겠지만, 그렇지 않은 제약사는 수퍼 진출이 쉽지 않다. 포기하는 곳이 속출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특히 '박카스'를 보유한 동아의 고민은 상당하다.
이 회사는 과거 카페인을 뺀 일반 음료로 '박카스'를 수퍼에서 팔려고 하다가 약계가 불매운동에 나서자 수퍼 진출을 포기한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
동아는 일단 '박카스'의 수퍼 판매를 원치 않는다는 입장이다.
회사 관계자는 "'박카스'가 이만큼 성장한 것은 약국 덕분이며, 현재로서는 약국 판매를 그대로 유지한다는 방침"이라고 밝혔다.
다만 이럴 경우 국민 여론과 각을 세울 것이 분명해, 박카스의 약국외 판매는 사실상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