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2일 예정된 전국 의사대표자 결의대회가 전격 연기됐다.
약사회가 의료계에 전면전을 선포하면서 일반약 약국외 판매 문제를 직역 다툼으로 몰아가려는 의도에 휘말리지 않겠다는 판단이다.
대한의사협회는 19일 대회원 서신문을 통해 "전국 의사대표자 결의대회'를 무기한 연기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의협은 "많은 회원들이 지금은 때가 아니라는 의견을 주었고, 이에 긴급히 시도회장단 및 직역단체 대표 연석회의를 열어 대회 강행 여부를 논의한 결과 대다수가 연기에 뜻을 모아주셨다"고 설명했다.
의협은 "약사회가 일반약 슈퍼 판매에 반발해 집단행동에 나서고 있는 상황에서 의료계마저 실력행사에 나서는 것은 우리의 정당한 주장과 요구가 왜곡될 소지가 크다"면서 "가정상비약 약국외 판매와 선택의원제에 대한 주장의 순수성을 의심받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의협은 결의대회를 연기함과 동시에 일차의료 활성화 과제를 가지고 복지부와 다시 대화를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의협은 다만 전국 의사대표자 결의대회를 번복하는 혼선을 야기한 점에 대해서는 사과했다.
의협은 "처음의 결정을 변경하게 된 것이 불가피한 선택이었음을 헤아려 달라"면서 "처음 대회를 결정할 때나 대회 연기를 전격 결정할 때나 사고의 중심은 회원이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대정부투쟁의 시작이라고 공언했던 의사대표자 결의대회를 3일 앞두고 전격 취소한 것에 대한 비판이 나오고 있다. 전략 부재라는 것이다.
한 시도의사회장은 "약사회의 반발이나 집단행동은 충분히 예상 가능한 시나리오였다"면서 "집행부가 사전에 의견을 조율하지 않고 성급히 결의대회를 결정했다가 우스운 모양새가 되고 말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