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다시 리베이트 악령이 찾아왔다. 정부의 새 약가인하 정책이 탄력을 받게 될 것이다. 제약계는 할 말이 없게 됐다."
쌍벌제 적용 '리베이트 의사' 첫 구속, 역대 최대 규모인 38억원 리베이트 등 최근 검찰이 발표한 의약품 리베이트 적발 소식에 제약업계가 망연자실한 모습이다.
"리베이트를 뿌리뽑겠다"는 명분 아래 정부의 새 약가인하 정책을 반대하던 제약업계의 주장이 하루 아침에 설득력을 잃게 됐기 때문이다.
서울중앙지검 리베이트 전담 수사반은 지난 22일 쌍벌제 이후 리베이트를 주고 받은 의사 2명과 도매상 대표 1명을 구속하고, 이와 더불어 사상 최대 규모의 리베이트를 살포한 K제약사를 적발했다.
당시 검찰은 "쌍벌제 이후에도 일각에서는 의약품 리베이트가 여전히 성행하고 있다는 것이 확인됐다"며 향후 지속적인 수사 의지를 표명했다.
상황이 이렇자, 제약업계는 또 다시 고개를 숙였다. 잊을만하면 터지는 리베이트 적발 소식에 "이제는 지쳤다"는 반응이 주를 이뤘다.
특히 이번 사건이 정부가 추진 중인 새 약가인하 정책에 날개를 달아줄 것이라는 우려섞인 전망도 내놨다.
정부는 기존 약가인하 정책에 더해 특허만료 오리지널 약값을 현행 20%보다 낮춰 자연스레 복제약 약가도 인하하려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A제약사 임원은 "우연의 일치처럼 정부가 새 약가인하 정책이 발표할 무렵에 리베이트 적발 사례가 나온다. 정부가 추진 중인 복제약 약값의 일괄 인하 방안이 탄력을 받게 됐다"고 우려했다.
B제약사 관계자도 "리베이트 사건이 터지면 제약업계 전체가 부도덕한 집단으로 매도되는 경향이 있다. 많은 기업이 자정 노력을 했지만, 이번 사건은 이를 덮고도 남을만큼 제약계에 큰 치명타를 안겨줄 것"이라며 한숨을 쉬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