탤런트 박주아 씨 사망 사건을 계기로 로봇수술의 효용성 논란이 다시 쟁점화 될 전망이다.
그간 로봇수술의 효용성이 비용 대비 충분치 못하다는 주장은 계속 제기됐지만 병원들은 이에 아랑곳 없이 '500례 달성' '1000례 달성'을 훈장처럼 광고해 왔다.
아무래도 '로봇'이라는 단어가 최첨단 병원이라는 이미지를 만들어 내는 데 특효를 지닌다고 생각하기 때문일 것이다.
잘 모르는 환자들은 현혹되기 마련이다. '500례 달성'의 그림자 뒤에는 병원의 과장 광고나 묵언의 강요도 한 몫 거들었을 것이다.
개복수술이나 복강경수술에 비해 2~6배나 비싼 비용을 치르는 로봇수술을 마다하지 않는 것은 병원들의 입김에 환자들이 휘둘린 결과라고 볼 수밖에.
이번 논란의 주인공인 박 씨도 초기 신우암이었다고 한다. 개복수술로 간단히 마칠 수 있는 수술이다.
그런 박씨도 '무엇' 때문인지 비싼 돈은 들여 로봇수술을 받았고 결국 패혈증에 뇌사상태까지 겹치는 화를 당했다.
병원들의 로봇수술 도입 경쟁과 광고 덕에 이제 한국은 아시아 국가 중 최다의 수술 로봇 기기를 보유한 나라가 됐다. 그런데도 훈장은 그다지 빛나지 않는다.
이쯤되면 로봇수술의 비용 대비 효과를 따지기 앞서 윤리적인가 물어봐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환자는 의사에게, 의사는 스스로에게 말이다.
정말 양심적으로 로봇 수술을 권유하는 것인지, 혹시 모를 부작용 고지 의무는 잘 이행했는지 말이다.
줄곧 로봇수술은 '미래 의학의 꽃', '수술 기술의 꽃' 등의 화려한 수식어로 불려왔다. 우리가 주목한 것도 '꽃'만이었다. 이제 다시 로봇수술을 볼 필요가 있다. 장미에는 가시가 있는 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