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국가시험 실기시험을 의과대학 5학년 2학기 이후부터 여러 차례 응시가 가능하도록 제도개선이 필요하다는 제안이 나왔다.
서울의대 권용진 교수는 8일 '의료정책포럼' 최근호에 기고한 '의사 국가시험 실기시험의 문제점과 개선방안'을 통해 이 같이 주장했다.
권 교수에 따르면 실기시험은 태도와 수행능력을 측정하는 것으로 문제를 이미 공개한 이후 정답이 없고 평가자의 전문성과 주관적인 판단에 의존할 수밖에 없어 탈락자들에게 다른 평가자의 판단을 받아볼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필요하다.
반복적인 실기시험 응시를 허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여러 차례 실기시험을 응시하도록 하는 것은 의과대학 교육의 파행을 막기 위한 목적도 있다.
현행 실기시험은 한 번만 실시되기 때문에 응시생과 학교의 입장에서는 그 항목에 대한 집중적인 교육을 할 수밖에 없다.
이러한 현실은 새로운 족보를 양산해 학생들이 이 항목에만 집중하고 원리와 개념을 이해하기보다는 순서와 표현을 연습하는 결과를 초래해, 전반적인 임상실습 교육의 파행으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권 교수는 "(현재의 실기시험은) 임상실습교육의 수준을 높이겠다는 당초의 목표는 현실화되기 어렵고 오히려 획일화와 교육범위 축소를 가져올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지난해 실기시험이 시설의 제약으로 9월부터 2달 반에 걸쳐 치러졌는데, 모든 교육과정이 이 이전에 완료되어야 하는 문제를 발생시켰다. 사실상 6학년 2학기 교육과정이 없어진 것이나 다름없다.
그는 "실기시험을 5학년 2학기 이후부터 자율적으로 여러 차례 응시할 수 있도록 해 학생들 스스로 공부할 수 있는 기회를 확대해야 한다"면서 "이를 통해 임상실습교육이 족보 중심의 암기형 교육으로 변질될 가능성을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권 교수는 아울러 의사국가시험 실기시험의 문항뿐 아니라 평가기준도 상세히 공개돼, 객관적인 검증과정을 거치는 것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