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사람들은 허리가 아프거나 목, 어깨가 아프면 '척추전문병원'을 먼저 찾는다. 많은 전문병원 중에서도 척추전문병원은 생활 속에서 쉽게 눈에 띌 정도로 자리 잡았다.
전문병원이 우후죽순격으로 늘어나는 현실은 무분별하고 과도한 수술을 부추기는 데 한몫한다.
최근 보건복지부는 전국 척추수술 전문병원 20여 곳을 대상으로 보험급여 청구 실태 등에 대해 강도 높은 조사를 벌인다고 밝혔다. 조사 대상 전문병원들은 보험급여 청구 건수와 환자 민원수가 많은 곳이 선정됐다.
이에따라 요양급여 부당청구, 비급여 수술 및 치료재료에 대한 본인부담금 과다징수 병원이 적발될 예정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조사결과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어깨수술 진료비는 연평균 52.7%씩 증가하는 등 급증했다.
척추수술도 2004년부터 2007년까지 연평균 25.4%씩 증가했다. 미국은 1998~2005년 8년동안 척추수술 건수가 연평균 4.5%만 증가한 것에 비하면 우리나라 증가율은 눈에 띈다.
전문가들은 전문의사의 증가, 진단 장비의 발달 등을 주된 이유로 꼽는다.
그러나 ‘수술’은 치료방법이 더 이상 없을 때 선택하는 최후의 방법이다. 특히 허리수술은 하반신 마비 우려가 있거나 항문이 열려 대소변을 못 가릴 정도의 응급상황일 때 실시된다.
그렇지 않을 때는 3~4개월간 상태를 지켜보며 약물치료, 물리치료를 하는 것이 정석이다.
한 대학병원 교수는 “허리통증은 수술 후 재발률과 약, 물리 치료 후 재발률은 비슷하다”며 “수가가 더 높고 병원 수익에 도움이 된다는 이유로 수술을 권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대학병원 교수도 “내 허리를 찍은 MRI 사진을 보고 주변의사들이 수술을 권했지만 바빠서 미뤘는데 자연 치유됐다”며 “자연 치유될 환자가 수술 뒤 ‘진짜 환자’가 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현실을 꼬집었다.
그는 “그렇다고 무조건 수술을 미루면 전신마비라는 치명적인 부작용을 불러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믿을 수 있는 전문의 2, 3명의 자문을 받고 수술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현명한 방법”이라고 권했다.
복지부의 이번 척추전문병원 대상 조사가 단순히 급여라는 ‘돈’이라는 수단에만 집중된 것이 아닌 병원들의 수술 남발 현실을 자정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