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 드라마 속 인턴, 레지던트들은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하는 날들의 연속이다. 잠을 자다가도 불려나가고, 하루에 3~4시간 밖에 못잔다. 늘 잠이 부족하다.
한 대학병원 전공의 설명회에서는 4시간 이상 잘 수 있다는 것을 우스갯 소리로 이야기 한다. 선배들은 그들이 ‘사람’이 아니라고 주입시킨다.
언론사에 처음 들어간 수습기자들은 엄격한 교육과 함께 수습기자는 ‘사람’이 아니라는 선배들의 소리를 수시로 듣는다. '왜'냐고 물으면 '우리때도 다 그랬어'라는 대답이 돌아온다.
사람이 누릴 수 있는 기본적인 입고, 먹고, 자는 것이 늘 부족한 상태에 있기 때문에 하는 말일 것이다.
그러나 나도 이랬다, 사람이 아니다 라는 극단적인 표현을 ‘주입’할 것이 아니라 이제는 바뀌어야 한다는 인식이 자리잡아야 할 때가 아닐까.
이달 1일부터 미국의 레지던트 1년차는 16시간을 연속근무하면 5시간을 자야만 한다. 이 이야기를 들은 한 레지던트 4년차는 “그렇게 많이 자는 것은 바라지도 않는다”고 푸념했다.
현재 전공의 근무조건을 개선하기 위한 논의는 계속되고 있지만 아직까지 강제력 없는 권고안만 있으며 강제할 수 있는 법령이나 규정은 없다.
가톨릭의료원 교육수련부장 김성훈 교수는 “과거 선배가 후배에게 집중적으로 수술 기술 등을 가르쳐주는 도제시스템은 끝났고, 이제 전문의와 수련의의 관계는 계약관계”라고 단언했다.
과거에는 궁금한 점이 있으면 도서관으로 달려가 책을 뒤지거나 선배들에게 묻는 것이 가장 먼저였다. 반면 현대에는 컴퓨터 키보드만 몇번 두드리면 원하는 정보를 찾을 수 있는 시대가 됐다.
시대가 변하고 있는 만큼 옛날 스타일의 교육방식도 함께 변해야 한다는 것이다. 전공의가 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과제를 주고 이행하는 것을 철저히 평가하는 시스템이 자리 잡아야 한다.
아직도 병원들은 수련의들을 노동력으로만 생각한다. 좋은 의사가 되기위한 하나의 과정이 ‘노동’으로 변질 돼 착취 되고 있다. 교육방식이 변하려면 이러한 병원 문화가 먼저 바뀌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