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내기 의사를 위한 대학 교수의 자전적인 경험담을 담은 책이 출간돼 화제이다.
서울의대 핵의학과 정준기 교수는 최근 '젊은 히포크라테스를 위하여' 산문집을 발간했다.
정준기 교수는 본문에서 "인턴은 밥에는 걸신, 잠에는 귀신, 일에는 병신인 삼신이라는 우스갯소리가 있다"면서 "온갖 일을 처리하다 보면 식사를 거르고 잠도 못자고 일에는 서툴러 이런 이야기가 생겼다"며 인턴의 실상을 전했다.
정 교수는 이어 "전공의가 시술을 하는 경우 환자는 위험에 더 노출된다고 생각할 수 있다"면서 "시술에 문제가 생기면 솔직하고 투명하게 밝히고 적절하게 대응해야 한다"며 전공의 시절 실수한 경험을 극복한 사례를 소개했다.
정준기 교수는 "환자나 보호자는 전문의가 아닌 전공의가 진료를 맡는다고 꼭 불평만 할 일이 아니다"라며 "정성을 들여 환자를 보살피면 전공의라도 정확한 진단과 적절한 치료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정 교수는 또한 "의업은 사람의 생명을 다루는 직업이기 때문에 의료에서 실수는 용납되지 않는다"고 말하고 "하지만 현실적으로는 그렇지 못하다. 의사들은 완벽한 신이 아니기 때문이다"라고 이론과 진료현장의 괴리감을 전했다.
정준기 교수는 "의사는 병이 호전되고 환자의 상태가 좋아지면 보람과 희열을 느낀다"면서 "다만 사람은 죽게 마련이라는 점에서 의사는 항상 지는 경기를 하고 있는 셈"이라고 덧붙였다.
정 교수는 "정신적 피로를 풀고 보상을 받는 자기만의 방법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며 "취미생활을 통해 자신의 감정을 조절하는 훈련을 하고 환자에게 다시 줄 수 있는 정신적 여력을 재충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정준기 교수는 책머리에서 "나 자신과 우리 세대의 생각과 경험, 실수와 고민을 함께 나누고 싶었다"면서 "의학도로서 성장 과정과 생각을 공유하면 소통과 이해가 있는 따뜻한 의료환경이 만들어질 것"이라고 취지를 설명했다.
정 교수(서울의대 77년졸)는 서울의대 핵의학교실 주임교수와 핵의학회 이사장, 세계핵의학회 사무총장, 아시아 핵의학협력기구 회장 등을 역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