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의대 성추행 사건 피해 여학생이 처음으로 자신의 심경에 대해 입을 열었다.
피해 여학생은 근거 없는 악소문으로 학교와 병원에서 따돌림을 당하고, 가족들이 힘들어 하는 현실이 너무 속상해 이제는 가만히 있지 않겠다고 전했다.
고대의대 성추행 사건의 피해자인 A씨는 2일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나와 성추행으로 인한 자신의 심경을 털어놨다.
A씨는 "가만히 있어도 진실이 밝혀질 것이라고 믿었지만 가해자들과 사귀는 사이였다든가 잠자리를 한다는 소문이 돌아 가만히 있으면 안되겠다고 결심했다"고 출연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집단 성추행 혐의를 받고 있는 학생들이 자신에 대한 악소문을 내 학교와 병원에서 따돌림을 당하고 있다고 고발하고 나섰다.
A씨는 "학교에 갔는데 내가 인사를 해도 아무도 눈도 마주치지 않았다"며 "그 때 왕따를 당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알고 보니 가해학생들이 내가 이기적인 성격이며 사생활이 문란하고 인격장애가 있다는 내용의 설문을 돌렸더라"면서 "그들 부모들이 교수한테까지 이를 전달해 교수들도 가해 학생들의 주장을 믿고 있는 것 같다"고 하소연했다.
그는 가해 혐의를 받고 있는 학생들이 계속해서 자신의 가족들을 괴롭히는 현실이 너무 힘들다고 말하기도 했다.
A씨는 "가해 학생 부모가 계속 집에 찾아와 합의를 강요하고 있어 너무 힘들다"며 "내가 겪은 일이 주위 사람들에게 알려질까 가족 모두가 감옥에 갇힌 느낌"이라고 토로했다.
이어 그는 "사건 이후 우울증과 외상후 스트레스로 매일 약을 먹으며 치료를 받고 있는데 근거없는 악의적 소문이 나면서 가족 모두 매일 밤 잠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며 "주위 사람들이 그런 소문을 얘기하고 믿는다는 게 더욱 상상할 수 없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A씨는 자신이 성추행을 유발하는 상황을 만들었다는 소문이 가장 참을 수 없다고 울분을 토했다.
그는 "사람들이 남자 셋이 가는 여행에 왜 여자 혼자 따라 갔냐. 그러한 상황을 초래한 것이 아니냐고 추궁한다"며 "하지만 나는 6년 동안 동고동락하며 친했던 친구들과 간 여행이었지 남자와 함께 여행했다고 생각해 본 적이 없다"고 했다.
이어 그는 "3년을 사귄 남자친구가 너무 힘들어 하고, 부모님도 귀하게 기른 딸이 이러한 일과 소문이 나면서 너무 속상해하고 있다"며 "이렇게 인터뷰를 한 만큼 사람들이 진실을 알았으면 좋겠다"고 호소했다.
한편, 고대의대 성추행 사건은 가해 혐의를 받고 있는 3명 중 2명은 혐의를 인정했지만 배 모씨가 혐의를 일체 부인하면서 세차례의 공판 동안 치열한 법정 다툼을 벌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