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남대와 관동대, 원광대가 사실상 부실대학으로 낙인 찍히면서 이들 대학의 운영실태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들은 대학의 평균 성적으로 마치 의대가 부실한 것처럼 호도되는 것이 억울하다는 하소연을 하고 있지만 의학계는 사실상 항변할 명분이 없다는 지적이다.
재학생 충원율, 취업률 최하점…전임교원 확보율도 턱걸이
교육과학기술부는 최근 정부재정 지원 제한 대학과 학자금 대출 제한 대학을 선정하고 5일 그 결과를 발표했다.
평가 결과 앞으로 정부 재정 지원이 중지되는 대학은 총 346개 대학 중 하위 15%에 해당하는 43개교로, 이중 의대를 운영하는 학교는 서남대와 관동대, 원광대, 고신대 등 4개교다.
이들 대학은 앞으로 구조개혁 우선 대상 대학으로 분류돼 교과부의 집중 관리를 받게 되며 상시 경영컨설팅을 통해 지속적인 구조조정 작업을 진행하게 된다.
만약 이러한 교과부의 손질에도 차도가 보이지 않을 경우 경영부실대학으로 지정되며 이후 퇴출되는 순서를 밟게 된다.
그렇다면 이들 대학이 부실대학으로 분류된 이유는 무엇일까.
메디칼타임즈가 교과부와 대학알리미 등을 통해 분석한 결과 원광대는 취업률에서 큰 감점을 받았다.
원광대는 2010년 기준 취업률이 45.2%로 절대평가 커트라인인 45%에 턱걸이 했다. 4년제 평균의 90%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치다.
관동대도 마찬가지다. 관동대는 2010년 48.4%의 취업률을 보여 마찬가지로 최하위권에 머물렀다.
선정 지표 중 취업률이 20%, 재학생 충원율이 30%로 절반에 가까운 배점이 매겨진다는 것을 감안하면 이들 대학은 취업률이 가장 큰 감점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서남대는 재학생 충원율이 발목을 잡았다. 재학생 중 다음 학기에 등록을 한 인원이 52.7%에 불과했던 것. 절대평가 지표인 90%에 한참 못미치는 수치로 결국 학생 중 절반 정도가 학교로 돌아오지 않았다는 뜻이다.
또한 서남대는 전임 교원 확보율에서도 61.6%로, 최하 커트라인인 61%를 간신히 넘겼다. 대다수 대학들이 80%를 넘기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상당히 열악한 교육 수준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의대는 다르다"vs"그 밥에 그 나물"
그러나 구조조정 대상 대학에 소속한 의과대학들은 할말이 많다. 대학의 평균점을 가지고 부실의대로 몰고 가는 것은 억울하다는 반응이다.
원광대 관계자는 "취업률이 문제가 됐다고 하는데 의대는 90%가 넘는 취업률을 기록하고 있다"며 "또한 재학생 충원율도 90%가 넘는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원광의대는 상위 3% 이내의 우수 두뇌들이 모인 지역 거점 의대"라며 "마치 원광의대가 부실의대인 것처럼 몰고가는 것이 불쾌하다"고 토로했다.
그러나 이 기회에 일부 교육 환경이 부실한 의과대학을 정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받고 있다.
설사 그 대학에서 의대가 차지하는 위상이 높다해도 타 의대에 비해 환경이 크게 열악하다는 점에서 정리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실제로 서남의대는 제2주기 의대 인정평가를 거부해 의학계의 비난을 받고 있다.
더욱이 최근 국회에서 의대 인증평가를 의무화한 의료법 개정안이 발의되면서 사실상 의학계로부터 퇴출 압박을 받아 왔다.
관동대 역시 의대 부속병원을 건립하기로 한 의대설립 부대조건을 10년 넘게 지키지 못했다.
이로 인해 이미 10%에 달하는 정원 감축 처분을 받아 이미지를 크게 구긴 상황이다. 문제는 아직도 해결방법을 찾지 못했다는 점에 있다.
사실상 두 대학 모두 떳떳하게 반론을 제기할 입장은 아니라는 뜻이다.
A의대 학장은 "사실 이번에 언급된 모 의대의 경우 몇년간 SCI논문이 0건으로 알고 있다"며 "과연 이러한 대학이 존재 이유가 있는 것이냐"고 반문했다.
이어 그는 "물론 해당 대학 내에서야 의대의 위상이 높겠지만 다른 의대와 비교하면 형편 없는 수준"이라며 "차라리 몇개 대학을 통폐합해 최소한의 교육 수준을 갖추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