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전부터 부실대학이라는 말을 끊임없이 들어왔기 때문에 이젠 그러려니 한다."
서남의대 본과 4학년 A씨는 서남대와 관동대, 원광대, 고신대가 정부 재정지원 중단 대학으로 선정됐다는 보도에 대해 이 같이 대답했다.
A씨는 "학교에 들어오기 전부터 대학이 부실하다는 말이 많았다"며 "어서 빨리 의사국시 치고 졸업하고 싶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또 그는 "본과 4학년 학생들은 이제 국시만 치고 졸업하면 되기 때문에 큰 관심이 없다"며 "학교를 위해 후배들이 나서줘야 하는데 의대가 워낙 개인주의적인 성향이 강하기 때문에 그것도 잘 되지 않는 것 같다"고 토로했다.
A씨는 차라리 퇴출되는 게 후배들에게는 더 낫다고 강도높게 비판했다.
그는 "의대는 등록금이 높으니까 그걸로 학교를 유지하는 데 쓰는 것 같다"면서 "모교가 없어진다는 아픔이 있겠지만 부실하다고 계속 지적 당하는 게 더 고통스럽다"고 털어놨다.
다른 인기과를 포기하고 의대를 들어간 학생들에게 이번 부실대학 명단에 모교가 포함돼 있다는 것이 적잖은 충격이다.
관동대 의대생이라고 밝힌 한 네티즌은 메디칼타임즈 기사에 "학교를 들어갈 때 서울대 공대를 버리고 높은 성적으로 들어갔는데 왜 이런 취급을 받아야 하는지 모르겠다"는 댓글을 남겼다.
원광대 의대 출신의 또다른 네티즌은 "원광대 의대나 병원 모두 규모나 질적인 면에서 지방에서는 나쁘지 않은 수준이라고 생각한다"며 "원광대 자체가 문제가 된 것 같은데 의대도 문제가 있는 것처럼 찍혀 아쉽다”고 밝혔다.
한편, 교육과학기술부는 최근 대학구조개혁위원회와 학자금대출제도 심의위원회의 자문과 심의를 거쳐 하위 15%에 해당하는 대학을 5일 발표했다.
내년부터 정부 재정지원이 제한되는 대학으로 의대가 포함된 대학은 고신대, 관동대, 서남대, 원광대 등 4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