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가 동기 여학생을 집단으로 추행해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학생 3명에게 출교 처분을 내리면서 이들이 과연 이에 대해 어떻게 대응할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특히 혐의를 인정한 한 모씨, 박 모씨와 달리 배 모씨는 혐의 일체를 부인하고 있는데다 물증이 부족해 무혐의 처분을 받을 가능성을 무시할 수 없어 소송이 제기될 확률이 상당하다.
고려대는 최근 의대 학생상벌위원회를 통해 성추행에 연루된 의대생 3명에 대해 출교처분을 내리고 이를 학생과 지도교수에게 통보했다.
고대의대는 통보 직후 담화문을 통해 "의대 상벌위는 이들에게 학칙상 최고의 중징계가 불가피하다고 의결했다"며 "명문화된 규정에 의거해 징계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현재 고대 학생상벌에 관한 시행세칙을 보면 '고려대학교 성희롱 및 성폭력 예방과 처리에 관한 규정 제20조에 의한 징계 요청이 있는 자'에 대해 처벌을 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렇듯 출교라는 최고 수위의 징계를 내리면서 고대는 그동안 쏟아졌던 비난 여론에서 해방됐다.
하지만 그만큼 이러한 처분을 받은 학생들이 이를 수용하기를 어렵다는 점에서 또 다른 부담을 안게 됐다.
실제로 현재 진행중인 재판에서 한 씨와 박 씨는 혐의를 인정하고 있다. 또한 확실한 물증이 확보됐다는 점에서 고대가 위와 같은 규정에 의거해 출교 처분을 내린 것에 명분이 있다.
그러나 배 모씨는 일체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데다 범행을 뒷받침할 증거가 오직 피해자의 진술 뿐이라는 점에서 무혐의로 결론 내려질 확률을 무시할 수 없다.
문제는 여기서 발생한다. 만약 배 씨가 무혐의로 풀려날 경우 이미 내려진 출교 처분을 받아들일리가 없다. 성추행과 무관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고대가 출교 처분의 당위성을 보이기 위해 제시할 수 있는 학칙은 단 하나다.
'학생 신분에 벗어난 행위를 하여 학교의 명예를 실추시킨 자'를 처벌할 수 있다는 항목. 그러나 이마저도 기준이 모호하다는 점에서 안전핀이 될수는 없다.
이에 대해 고대의대는 이미 충분히 감안하고 내린 결정이라는 입장이다.
고대의대 관계자는 "학생들이 어떻게 대응할지에 대해서는 충분히 검토하고 내린 결정"이라며 "소송은 억울함을 풀기 위한 수단인 만큼 꼭 부정적으로 볼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