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부 장관의 교체로 혹시나 8·12 약가인하 정책이 재검토되지 않을까 기대하던 제약업계의 바람이 실망감으로 바뀌고 있다.
임채민 보건복지부장관 후보자가 인사청문회 서면질의에서 기존 정부의 약가인하 정책 기조를 유지한다는 뉘앙스의 답변을 보였기 때문.
특히 제약업계에 대해서는 리베이트, 약값거품 등의 단어를 사용해 벌써부터 부정적인 인식을 갖고 있는 게 아니냐는 우려마저 나오고 있다.
실제 임 후보자의 질의 답변을 보면 이런 업계의 반응은 쉽게 이해된다.
그는 '8.12 약가제도 개편'을 리베이트 등으로 경쟁력을 잃어가고 있는 국내 제약산업의 체질 개선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또 국내 제약시장이 상대적으로 높은 약가 등으로 지난 10년 동안 매출액이 2.7배 증가를 기록했다고 판단했다.
임 후보자의 답변을 종합해보면, 약값 거품을 제거하면 제약업계의 리베이트 등의 과다 영업 경쟁, 영세업체 난립 등을 해결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사실상 기존 약가인하 정책을 그대로 끌고 간다는 뜻으로 해석되는 이유다.
상황이 이렇자, 장관 교체로 약가인하 재검토에 일말의 희망을 걸었던 제약업계는 실망감을 감추지 않았다.
제약협회 관계자는 "임 내정자가 제약을 산업으로 보고 지원해주길 바랬는데 아쉽다. 반복되는 얘기지만 일방적인 약가인하는 감내하기 힘들다. 제약업계와의 대화를 통해 충격을 완화하는 방안으로 정책이 재추진되기를 희망한다"고 답했다.
국내 제약사 임원도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였다"며 실망감을 보였다.
임 후보자의 제약산업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은 우려를 자아냈다.
다국적 제약사 관계자는 "리베이트, 약값거품 등의 단어를 쓴 임 후보자의 답변을 보면 제약산업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느낄 수 있다. 산업의 특수성을 이해해주길 바랬는데 아쉽고 또 걱정된다"고 말했다.
한편, 임 후보자는 15일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약가 일괄인하 방안 재검토를 주문한 한나라당 신상진 의원의 주문에 "네"라고 짧게 대답했다. 구체적인 언급은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