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건강보험공단 정형근 이사장이 퇴임식을 돌연 취소하며, 조용히 자리에서 물러났다.
정형근 이사장의 퇴임식은 16일 오후 2시로 예정돼 있었다. 정 이사장은 퇴임식을 불과 한 시간 앞둔 상황에서 돌연 취소했다.
공단 관계자는 "조용히 물러나고 싶다는 뜻으로 풀이된다"면서 "최근 다양한 기고를 통해 그간의 소회를 풀어낸 것도 퇴임식 취소의 한 요인이 됐을 것이다"고 전했다.
공단 앞에서 오전부터 열린 사회보험노조의 집회도 퇴임식 취소에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사회보험노조원 50여명은 정형근 이사장이 임금 차별 철폐 대신 실질 임금을 깎아내렸다며 비판적의 목소리를 이어갔다.
한편 정 이사장은 퇴임사에서 보건의료와 건강보장 분야의 최고 전문가 집단으로 공단이 성장해달라고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이사장은 "3년 전 취임 당시 공단은 방만경영, 상시파업기관, 등 부정적 이미지가 컸었다"며 "이러한 오명 탈피 없이는 전진할 수 없다는 생각에 반드시 바로 잡아야겠다는 마음을 갖게 됐다"고 밝혔다.
정 이사장은 "실력을 쌓고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새벽과 주말에도 공부하며 공단의 변화와 개혁을 위해 숨가쁘게 달려왔다"면서 "그 결과 건강보험에 이어 장기요양보험, 4대 사회보험 통합징수업무까지 정상 궤도에 안착시켰다"고 자평했다.
또 그는 공단을 보건의료와 건강보장 분야의 최고 전문가 집단으로 성장시켜야 한다고 당부했다.
정 이사장은 "보험자인 공단이 상대하는 의약계 등 유관기관들은 우리나라 최고의 전문지식을 갖춘 집단"이라며 "우리가 실력을 갖추지 못하면 이들과의 협상이나 정책 대결에서 상대가 될 수 없고, 결국 보험자로서의 역할도 제대로 수행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세계 최고의 사회보장기관으로 발전하는 원대한 비전 추구도 주문했다.
계약을 앞두고 있는 '베트남 건강보험 도입지원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추진함으로써 이를 기반으로 우리 제도를 세계로 수출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것이다.
정 이사장은 "건강보험, 장기요양보험, 통합징수에 이어 사회보험을 총괄하는 세계 최고의 사회보장기관으로 발전하는 원대한 비전을 추구해야 한다"며 "중소도시 모델병원 확충 등 미래 발전을 위한 인프라도 하나씩 구축해 나가자"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