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부는 최근 응급의료 전용 헬기를 운용할 병원으로 가천의대길병원과 목포한국병원을 선정했다.
정부는 왜 단 두대 밖에 없는 헬기를 서울이나 경기도의 잘 나가는 병원도 아닌 지역병원을 선정했을까.
전라남도 목포한국병원의 응급의료센터는 서울, 경기도의 어느 대형병원에도 뒤지지 않는다.
류재광 원장은 "지방 병원이 그 지역 거점병원, 서울에 있는 대형병원과 경쟁해서 살아남을 수 있는 길이 무엇일까 생각해서 내린 결론은 응급환자였다"고 강조했다.
중증질환인 '암'에 투자해서는 승부수를 낼 수 없다는 것이 그의 판단이었다.
그의 머리속에는 15~16년전 부터 응급센터 육성, 외상센터가 자리잡고 있었다. 외상센터의 중요성은 최근에 와서야 논의되고 있는 상황이다.
그는 "당시 목포 지역에는 중증 교통사고 환자가 많았다"면서 "신경외과 정형외과 마취과 외과 전문의가 응급실에 늘 상주하고 있었다"고 회상했다.
목포한국병원 응급의료센터는 동선이 일직선으로 연결돼 있어 응급치료에 효과적인 구조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환자가 응급실로 이송되면 예진 및 기본처치 후 의사의 판단에 따라 CT, MRI 촬영을 바로 할 수 있다. 결과에 따라 입원하거나 중환자실로 옮겨지는 과정이 모두 일직선으로 이뤄져 있다.
류 원장은 "응급의료에 대한 수가가 낮아 병원 수익에 직접적으로 도움을 주는 것은 아니지만 병원의 네임밸류를 높여주는 역할을 해 결국 환자들이 이 병원을 찾게 된다"고 설명했다.
“인증평가 때문에 병원 업그레이드”
600병상 규모의 목포한국병원은 종합병원이기 때문에 2005년과 2008년 두차례에 걸쳐 전국대형종합병원 의료기관평가를 받았다.
그럼에도 병원인증평가는 도전이었다. 과거에는 정해져 있는 상대적인 기준을 충족시키면 되지만, 병원인증평가는 인증기준에 맞게 병원 스스로 규정부터 새로 만들어야 했기 때문이다.
류 원장은 병원인증평가 과정을 통해 병원이 크게 업그레이드 됐다는 말을 거듭 반복했다.
그는 "처음 수련의도 없이 일손이 부족한 상황에서 업무량이 많아져 직원들의 반발이 많아 합의를 끌어내기가 상당히 어려웠다"며 "하지만 결국 환자 안전과 의료의 질이 높아졌다"고 자신했다.
그러나 그는 "현재와 같이 간호인력난에 허덕이는 중소병원은 인력이탈이 더 심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직원 설득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병원인증평가를 통과하기 위한 필요한 것으로 류 원장은 세 가지를 꼽았다.
첫째, 새로운 것에 도전한다는 것을 두려워 하지 말라. 둘째, 규정집 수준을 너무 높게 만들지 말고 병원 수준에 맞춰라.
셋째, 아무 것도 없이 병원에 오라고 하는 것보다 국가가 인정해주는 병원이라고 홍보하기 위해서는 희소성이 사라지기 전에 서둘러 인증을 받아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