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 의무부총장 겸 의료원장에 내정됐던 서성옥 후보가 교수 인준투표에서 과반수 이상의 표를 얻지 못해 보직 임명이 무산됐다.
이는 고대 역사상 최초의 사건으로 손창성 현 의무부총장의 임기가 30일로 만료된다는 점에서 상당한 혼란이 예상된다.
고대의료원은 29일 3개 부속병원에서 서성옥 내정자에 대한 교수 인준투표를 진행했다.
복수의 관계자에 따르면 이날 진행된 투표에서 서성옥 내정자는 과반수의 표를 얻는데 실패했다.
한 관계자는 "서 내정자의 인준투표가 부결되면서 교수들이 혼란에 빠져있다"며 "사상 최초의 사례라는 점에서 모두가 당황하는 모습"이라고 전했다.
실제로 서성옥 내정자는 총장 지명을 받는 순간부터 난관을 겪었다. 학장을 역임하면서 보여준 리더십을 의심하는 목소리가 새어나왔기 때문이다.
최근 사회적으로 큰 물의를 빚었던 의대생 성추행 사건은 이러한 목소리가 커지게 만드는 기폭제가 됐다.
학장으로서 공개 사과 등을 통해 책임지는 모습을 보였어야 한다는 지적이 쏟아지며 서 내정자의 발목을 잡은 것.
결국 성추행 사건에 연루된 3명 모두를 출교시키는 것으로 사건이 일단락되기는 했지만 일부 교수들은 보이콧을 언급하는 등 공개적으로 반대의견을 분명히 하며 갈등을 예고했다.
서 내정자가 인준투표에서 탈락하면서 고대의료원은 당분간 수장이 없는 상태로 표류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손창성 현 의무부총장 겸 의료원장의 임기가 불과 이틀밖에 남지 않았기 때문이다.
일선 교수들도 이러한 상황에 상당히 우려감을 나타내고 있다.
고대 부속병원의 모 교수는 "가뜩이나 대내외적으로 어려운 상황에 교수들이 분열됐다는 인식을 줄까 걱정"이라며 "누가 의료원장이 되건 상당한 부담감은 피할 수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