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도 수가협상에서 공단이 재정운영위원회와 의약 공급자 단체 사이에서 '중재자' 역할로 진땀을 빼고 있다.
재정운영위원회가 제시한 내년도 수가 인상률이 동결 쪽으로 가닥이 잡히면서 공급자를 설득할 만한 공단의 '협상력'의 여지가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12일 공단 관계자는 "지난 해 정도의 수가 인상률만 되면 협상이 이렇게 어렵진 않을 것 같다"며 최근 협상 과정에 난색을 표했다.
그에 따르면 재정위가 제시하는 수가 인상 폭은 전년도 대비 동결 수준에서 머무르고 있다.
작년 5.6%의 건보료 인상에 이어 올해 건강보험 재정 적자를 벗어났기 때문에 내년 보험료 인상은 어렵고, 그에 따라 수가도 동결로 가닥이 잡혔다는 것이 재정위 측 입장이라는 것이다.
여기에 내년 총선과 대선이 대기하고 있는 상황도 건보료 인상 가능성을 어둡게 하고 있다.
공단 관계자는 "공급자를 설득하려면 협상 가능한 최소한의 인상폭을 가져야 하는데 상황이 좋지 않다"면서 "공단은 공급자 측의 부대조건을 받아서 재정위에 인상 요인을 설명하는 중재자 역할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재정위가 제시한 인상 폭을 가지고 공단이 공급자 단체와 협상을 벌이던 모습과는 크게 분위기가 달라진 것.
실제로 이날 약사회도 3차 협상 후 "재정위에서 인상의 여지가 없다고 하는데 협상은 왜 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해 건보료의 동결 가능성을 암시했다.
공단 관계자는 "공급자에게도 진정성을 가지고 설득하고 있고, 재정위에도 추가 인상 요인을 설명하고 있다"면서 "둘다 시각차가 커 납득할 만한 적정 수준을 찾는 데 어려움이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