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 이라도 휴가 다녀왔으면…"
대다수 전공의들의 소망이다. 대한전공의협의회가 병원협회, 수련병원과 수년째 풀어내지 못한 숙제이기도 하다.
이러한 가운데 연 14일 휴가를 의무화한 수련병원이 있어 화제다. 바로 삼성서울병원.
삼성서울병원은 최근 인턴, 레지던트의 14일 휴가를 의무화했다. 각 의국에 협조를 구한 것이 아니라 병원의 방침으로 못 박았다.
심종섭 삼성서울병원 교육수련부장은 18일 "최근 인턴, 레지던트의 휴가를 14일로 의무화했다"며 "전공의들이 누려야할 당연한 권리"라고 말했다.
사실 전공의들의 휴가 문제는 대한전공의협의회 등 유관단체들이 끝없이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 풀리지 않는 난제다.
이로 인해 병원협회와 대전협은 연 14일 휴가를 명문화하는데 성공했지만 강제력이 없어 대다수 수련병원에서 휴가가 보장되지 못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 2010년 대전협이 전국 수련병원 전공의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연 14일 휴가를 사용한 전공의는 전체 전공의의 5% 밖에 되지 않았다.
심종섭 교육수련부장은 "정말 부득이한 사정으로 휴가를 떠나지 못할 경우 유급으로 이를 보상하고 있다"며 "그래도 90% 이상의 전공의들이 10일 이상 휴가를 다녀 오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실제로 삼성서울병원은 전공의들이 수련받고 싶은 병원 0순위로 꼽힌다.
우선 연봉이 내과 3년차를 기준으로 5080만원(대전협. 2010년 조사)으로, 하위권 수련병원의 2배에 달한다.
여기에 14일 휴가도 보장돼 있으며 타 수련병원들과 달리 출산휴가나 병가를 쓰는데도 큰 어려움이 없다.
이 밖에 전공의 선발과정의 공정성과 전공의들에 대한 해외연수 등도 타 수련병원들과 차이가 나는 부분이다.
삼성서울병원의 경우 전공의들의 출신학교에 대한 장벽이 가장 낮은 곳으로 유명하며 외부 압력 등에 의해 낙하산 식으로 전공의들을 선발하는 것도 아예 시스템적으로 차단돼 있다.
이로 인해 지난 2010년 전공의 합격자들을 보면 성균관의대 출신이 22%로 가장 많기는 하지만, 서울의대(5%), 충남의대(5%), 경북의대(5%), 고신의대(3%), 차의대(3%) 등 다양한 대학출신이 삼성서울병원에 들어왔다.
여기에 전공의가 원하는 해외학회가 있을 때는 경비 전액을 보장하고, 만약 논문을 발표하면 이에 대한 포상금까지 지급하고 있어 전공의들의 만족도가 높다.
심종섭 교육수련부장은 "차별없이 균등하게 기회를 보장하는 부분에 전공의들이 큰 호감을 느끼는 것 같다"며 "각 지방 우수학생들이 대거 입학하는 것을 보면 이같은 경향을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앞으로도 선진 수련 프로그램을 만드는데 노력해 수련문화 개선에 앞장서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