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협회가 모처럼 선전했다."
의원급 의료기관 수가협상에 대해 개원가가 모처럼 밝은 표정이다. 의사협회가 내년도 의원급 의료기관 수가협상에서 2.9% 수가인상률을 이끌었기 때문.
의사협회는 그간 실리보다는 명분을 내세우며 수가 협상이 결렬돼 건정심으로 넘어가기 일쑤였다.
게다가 번번이 건정심에서 좋은 성과를 거두지 못하자 개원의들은 명분을 내세우는 의사협회에 대해 회의적인 반응을 보여왔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의사협회가 수가협상에서 수가인상률 2.9%에 합의하자 개원의들은 "선전했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가정의학과개원의협의회 이호상 보험이사는 "나름대로 선방했다. 현재 상황에선 최선이라고 본다"면서 "만약 이번에도 협상이 결렬됐으면 실리도 잃고 명분도 잃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개원의는 "당초 결렬될 분위기여서 실망하고 있었는데 반가운 소식"이라면서 "이번 협상이 좋은 선례로 남길 바란다"고 전했다.
그러나 여전히 물가인상률에도 못미치는 인상률에 대해 개원의들의 회의적인 목소리가 높은 것도 사실이다.
수가인상률이 2.9%라고는 하지만 원가에도 못미치는 수준이기는 마찬가지라는 게 개원의들의 지적이다.
이비인후과개원의사회 홍성수 회장은 "이 정도로는 현재 어려워진 의료기관을 살리기는 쉽지 않다"면서 "정부는 저수가라는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이를 바꾸려고는 하지 않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그는 이어 "물가인상률보다 임금인상률이 워낙 높아 개원의들은 경영압박에 시달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전국의사총연합 노환규 대표는 "일단 의사협회의 노고를 높이 평가한다"고 밝힌 뒤 "65세 이상 본인부담 정액제 등 의원급 의료기관을 옥죄는 제도 때문에 이 정도 수준의 수가 인상률로는 부족하다"고 했다.
노원구의 모 내과 개원의는 "적게나마 도움이 되겠지만 사실 매년 빠르게 인상되고 있는 직원 임금, 의료장비, 재료대 물가를 고려하면 턱 없이 부족하다"고 하소연했다.
또 다른 개원의는 "의사들이 많은 것을 바라는 게 아니다. 적어도 물가인상률 만큼만 인상해 달라는 게 무리한 요구인지 묻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