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의료원의 재정 위기는 누구나 알고 있지만 누구도 해결하기 힘들다."
얼마 전 만난 한 지방 의료기관 관계자의 말이다.
최근 진주의료원 강구현 원장이 공공병원 운영의 어려움을 토로하며 사임하면서 지방의료원의 구조적 문제점이 다시 한번 드러났다.
사실 지방의료원의 재정 위기는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차상위계층 환자를 위해 공공의료적 성격을 유지함과 동시에 한정된 예산으로 병원경영을 유지해야하는 숙명을 안고 있기 때문이다.
민간병원들은 적극적인 투자로 호텔 부럽지 않은 인테리어에 고가의 의료장비 등을 무기로 의료서비스 질을 높여가는 반면 지방의료원은 엄두조차 내지 못하는 상황이다.
일단 예산이 없으니 투자가 어렵고, 타 의료기관과 경쟁에서 뒤처지다 보니 환자가 줄고 이는 또 적자경영으로 이어진다.
실제로 전국 34개 의료원이 매년 400억원대의 손실을 입고 있으며, 5년간 누적 적자는 2000억원대에 이른다.
지방의료원 2005년~2009년 지난 5년간 지방의료원 손익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05년부터 매년 423억원, 340억원, 464억원, 400억원, 402억원의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전국 34개 지방의료원 중 흑자를 내는 곳은 매년 4~6곳에 불과하다.
그나마 지난 5년간 8억원의 흑자경영을 했던 진주의료원의 강구현 원장이 사임을 발표했을 정도이니 다른 지방의료원은 물어볼 것도 없다.
지방의료원은 공공의료의 한 축을 담당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는 의료기관이다.
앞서 신종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전국적으로 기승을 부렸을 때에도 지방의료원들은 중추적인 역할을 한 바 있다.
또한 일부 민간병원에선 기피하는 차상위계층에 대한 진료에 대해서는 지방의료원의 역할도 무시할 수 없다.
그럼에도 공공의료원의 누적적자 상태에 대해서는 누구도 명쾌한 해답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언제까지 늪에 빠진 공공의료원을 방치할 것인가, 정부에 묻고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