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부가 경희의료원 교수들의 리베이트 수수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대대적인 조사에 착수했다.
만약 리베이트 수수가 사실로 드러나면 경희의료원뿐만 아니라 의료계는 다시 한번 도덕성에 치명타를 받을 게 뻔하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경희의료원 순환기내과는 그간 제약사 등으로부터 수억원의 리베이트를 받아 과 통장에 보관해 왔고, 과장이 바뀔 때마다 교수들끼리 분배했다.
여기에다 누구 얼마를 가져가느냐를 놓고 시비가 붙은 끝에 교수들간 폭력사태로 비화됐다고 한다.
순환기내과가 약을 많이 쓰긴 하지만 그간 쌓아온 리베이트가 수억원에 달한다는 자체가 믿기지 않는다. 교수들이 리베이트 배분을 놓고 싸움까지 벌였다는 것 역시 비상식적이다.
복지부는 13일부터 19일까지 조사하되, 필요시 조사기간을 연장해 의약품 공급내역과 처방내역을 비교 분석할 계획이다.
복지부는 조사 결과 리베이트 징후가 포착되면 서울지검에 설치된 리베이트 전담 수사반에 수사를 의뢰할 방침이다.
조사결과 대학병원 교수들이 수억원의 리베이트를 받아왔고, 이 돈을 분배하는 과정에서 싸움을 벌인 게 사실로 드러나면 관련자들을 엄중하게 처벌해야 한다.
그러나 복지부는 이번 사건을 의료계 전체의 문제인 것처럼 일반화해선 안될 것이다.
벌써 그런 징후가 나타나고 있다. "최근 경희대병원 사태를 보고 경악을 금치 못했다. 5억원의 리베이트를 교수들이 나눠 가지는 과정에서 벌어진 일이다. 시장형 실거래가제만 봐도 시행했더니 1원 낙찰이 바로 들어온다. 상식 밖의 일이 벌어지고 있다."
복지부 최희주 건강보험정책관이 최근 제약업계와의 합동위크숍에서 한 말이다. 제약업계는 복지부가 이번 사건을 약가 일괄인하 명분으로 활용하려는 게 아니냐고 의심하고 있다.
리베이트는 반드시 근절해야 하지만 이를 정책 수단으로 활용해선 안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