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도 수가협상에서 첫 교차협상이 진행됐다.
공단이 병협과 의협을 찾아 수가 협상을 진행한 것을 두고 의료계는 두가지 시선을 보내고 있다.
한쪽에서는 공단이 고자세를 버리고 수평적 관계를 시도했다는 점에서 기대감을 가지는 것이다.
반면 다른 한쪽은 생색내기 행태에 불과하다고 꼬집고 있다.
공급자단체가 요구한 것은 교차협상뿐만 아니라 정확한 수가 인상 수치가 제시되는 가운데 투명하게 협상을 해보자는 것이었다.
협상에서 가장 중요한 수치 제시 없이 그저 장소만 변경해 협상을 진행하는 것은 '수박 겉 핥기'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이번 협상에서도 공단의 수치 제시는 최종 수가협상 당일까지 제시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공급자단체는 협상이라는 틀 속에서 사실상 일방적인 수가 인상 '통보'를 받는 셈이다.
공급자단체는 아직도 진정한 '협상'은 멀었다고 입을 모은다. 근거를 가지고 설득하는 과정은 현재의 협상 패러다임에서는 불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수가를 올려야 하는 근거를 가져와도 '어렵다'는 한 마디 말로 거부되는 게 현 시스템의 한계이다.
변화에 기대감을 가졌던 공급자단체들은 협상이 몇차례 진행되고 나서 협상 결과를 '충격' 혹은 '실망'으로 표현하고 있다.
공단의 뻣뻣한 자세가 여전하다는 반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