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졸중환자 비중이 얼마나 되나요?"
"전체 환자의 70~80% 이상이 뇌졸중 환자라고 보시면 됩니다."
뇌졸중 전문병원에서 당연한 질문이겠지만 다시 한번 확인하고 싶었다.
명지성모병원은 보건복지부 지정 99개 전문병원 중 뇌혈관 분야 의료기관으로 유일하게 선정됐다. 그만큼 병원급 의료기관에서 경쟁력을 인정받은 셈이다.
일단 병원부터 둘러봤다. 지하 1층~지상 7층 규모로, 7층엔 직원식당과 영양사실을, 6층에는 언어치료실과 재활치료실, 5층에는 입원실이 자리했다.
입원실 복도에는 환자들이 지팡이나 보조기구에 의존해 걷기연습을 하는 등 재활치료를 받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다.
3층에는 입원실과 함께 수술실, 분만실, 회복실, 신생아실을 2층에는 내과 정형외과 이외 기타 진료과 환자를 받고 있다.
특히 3층에 위치한 중앙공급실 즉, 중환자실은 간호사가 침대를 오가면서 환자의 상태를 살피는 곳이다. 열에 아홉은 뇌졸중 환자다.
1층은 뇌졸중센터, 응급실, 뇌종합검진실로 뇌혈류검사, 체열진단, 동맥경화검사, 뇌파검사 등이 가능하고 지하 1층에는 MRI, CT, X-ray촬영실과 함께 종합검진센터(유방촬영실), 흉부촬영실, 기타 행정과가 자리했다.
뇌졸중환자가 응급환자라는 점을 감안해 1층 응급실에 환자가 들어서면서부터 수술까지 모든 응급조치를 일사불란하게 진행하기 위한 구조다.
명지성모병원 허춘웅 병원장(67)은 "응급환자를 다루는 병원이다보니 팀웍이 가장 중요하다"면서 "환자가 응급실, 영상의학 검사, 수술, 중환자실, 재활치료를 받는데 불편함이 없이 이어져야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최근에는 의사에게 응급실에 들어온 환자의 상태를 실시간으로 알려주는 모바일 서비스를 시작했다.
명지성모병원이 개원한 것은 지난 84년도. 당시 허 원장은 '신의 손'으로 유명세를 떨쳤다. 그러면서 70병상 규모로 문을 연 병원은 어느새 250병상으로 성장했다.
이 병원의 경쟁력 중 하나는 개원 이후부터 지금까지 뇌졸중질환에만 집중했다는 점이다. 재활치료센터를 둔 것도 뇌졸중환자 상당수가 재활이 필수적인 요소로 필요하기 때문에 특성화시킨 것.
허 병원장은 "수술뿐만 아니라 수술 후 환자의 상태를 확인하는 것도 전공의가 아닌 전문의가 직접 한다는 점에서 대학병원보다 경쟁력이 있다"면서 "전공의가 없는 대신 전문간호사를 채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당시 허 원장은 '신의 손'으로 유명세를 떨쳤다. 그러면서 70병상 규모로 문을 연 병원은 어느새 250병상으로 성장했다.
명지성모병원은 학술적인 부분에도 신경을 쓰고 있다. 그래서 만든 것이 뇌졸중 연구소.
말 그대로 뇌졸중(뇌경색, 뇌출혈), 심혈환 질환에 대한 임상 자료를 정리하고, 관련 논문을 내놓는 산실이다.
얼마 전 열린 신경외과학회 학술대회에서 명지성모병원 의료진이 제출한 논문이 top10논문에 뽑히는 영광도 맛봤다.
재작년부터 매년 2번씩 발간하기 시작한 '뇌졸중 임상증례지'는 어느새 6권이 쌓였다. 임상자료가 쌓일수록 의미있는 자료가 되고 있다.
명지성모병원은 이 자료를 전국에 무료로 배포해 관련 의료진들에게 정보를 제공할 예정이다.
의료계 내에서 뇌졸중 전문병원으로서의 역할을 다하고 이를 통해 병원의 자부심 상승도 기대하고 있다.
문득 "전문병원 선정을 위해 많은 것을 준비하느라 힘들었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의외의 대답이 돌아왔다. 허 병원장은 "좀 거만하게 들릴 수도 있지만, 사실 전문병원에 선정되기 위해 크게 추가로 한 건 없다. 평소 해왔던 것 그대로 평가받았다"고 했다.
그도 그럴 것이 명지성모병원은 지난 2005년에 이어 2007년에도 전문병원 시범기관으로 선정된 바 있다. 당시에도 뇌혈관 분야에선 유일한 의료기관으로 높은 평가를 받았던 것을 감안하면 전문병원 선정에 애를 태우지 않았을 법하다.
앞으로 명지성모병원의 목표는 JCI인증 획득과 함께 협소한 공간을 확장해 70병상을 늘리는 것이다.
허 병원장은 "복지부 선정 이후 더 큰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면서 "규모만 키우는 게 아니라 질적인 성장을 이끌어 가겠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취재를 마치고 병원을 나서는 순간에도 구급차 한 대가 환자를 싣고 명지성모병원으로 들어서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