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개월에 걸친 경영진단 후 윤순봉 사장을 급파해 대대적인 개혁을 예고했던 삼성서울병원이 우선 안정에 무게를 두는 모습이다.
원장과 진료부원장을 연임시키고 여러 차례 보직을 맡아 안정된 능력을 보였던 교수들로 주요 보직인사를 마무리 한 것.
우선 윤 사장의 부임으로 술렁이고 있는 병원을 안정시키고 조직을 정비한 후 개혁에 착수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삼성서울병원은 8일 원장단 등 주요 보직자 인사를 단행했다.
우선 임기가 유임된 최한용 원장을 비롯, 오하영 진료부원장과 심영목 암센터장은 그대로 보직을 이어나가게 됐다.
새롭게 신설된 연구부원장은 이비인후과 홍성화 교수가 맡았고 기획실장에는 권오정 현 학장이 임명됐다.
이외 우수 인력 확보와 운영을 위해 신설된 인재기획실장에는 소아청소년과 구홍회 교수를 임명했다.
이같은 인사에 대해 병원 내외부에서는 의외라는 반응이 대부분이다.
몇달에 걸친 경영진단에서 혹독한 지적이 쏟아졌고 결국 그룹에서 혁신 전문가로 불리는 윤순봉 사장을 투입했다는 점에서 상당한 개혁이 있지 않겠냐는 예상이 많았기 때문.
하지만 이번 인사에서 그러한 개혁은 없었다. 오히려 최대한 안정을 추구한 경향이 강하다.
우선 최한용 원장과 오하영 진료부원장, 심영목 센터장 등 주요 보직자들이 대거 연임됐으며 새로 기획실장에 임명된 권오정 교수는 2008년 기획실장직을 맡았던 인물이다.
또한 연구부원장에 임명된 홍성화 교수는 임상시험센터 센터장을 역임한데 이어 최근에는 미래의학연구센터 센터장을 맡아 연구 부문을 이끌어 왔다는 점에서 보직 이동이라기 보다는 사실상 승진의 개념이 크다.
주요 보직 인사가 단행되기는 했지만 사실상 큰 변화없이 현재 기조를 이어간다는 의도로 볼 수 있다.
병원의 한 원로 교수는 "사실 전문 경영인이라 해도 의사 조직을 흔들기는 쉽지 않다"며 "우선 비 의사 CEO에 대한 반감을 줄이고 조직을 안정시키면서 변화를 도모하겠다는 뜻이 아니겠냐"고 풀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