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 병원역사문화센터(센터장 정준기)는 지난 18일 어린이병원에서 '예술 속의 의학' 주제로 제5회 병원사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서 이부영 한국융연구원장의 '예술과 의술' 기조강연을 시작으로 다양한 분야의 연제가 발표됐다.
먼저, 김건상 한국보건의료인 국가시험원장은 '고대 그리스와 현대의학' 주제발표를 통해 "그리스 의학의 전통이 오늘날 의학용어 안에 깃들어 있다"면서 아스클레피우스의 지팡이와 히포크라테스 선서와 같은 고대 의학의 유산을 소개했다.
이어 이수형 서울대 교수학습개발센터 연구교수는 '소설에서의 마음과 신경'을, 정과리 연세대 국어국문학과 교수는 '이청준의 소문의 벽에 나타난 정신병리학적 현상들의 의미' 등을 발표했다.
주진오 상명대 역사콘텐츠학과 교수는 지난해 서울방송에서 방연된 드라마 '제중원'을 소개하면서 드라마 내용 중 역사적 사실과 다른 것들을 지적하고, 사극의 고증과 재미라는 딜레마를 어떻게 풀어야 할 지에 대한 견해를 피력했다.
서울의대 정신건강의학과 조수철 교수는 '음악과 의학' 주제발표를 통해 음악이 인간의 신체, 정신, 대인관계, 영혼에 미치는 영향을 구체적인 예를 들어 설명했다.
서울의대 내과 한성구 교수는 서양 미술작품에 드러난 의료의 현장과 의사들의 모습 등을 보여줬다.
한 교수는 "미술을 비롯한 예술을 음미함으로써 의사가 어떻게 하면 환자를 증례가 아닌 인간으로 볼 수 있는가라는 숙제의 답에 이르는 길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역설했다.
이밖에도 한국과학기술원 한국과학문명사연구소 신동원 소장과 서울의대 내과 정현채 교수의 '영화 속의 죽음', 연세의대 영상의학과 정태섭 교수의 'X-ray Art의 새 지평' 등이 발표돼 주목을 받았다.
정준기 센터장(핵의학과 교수)은 "예술과 의학은 인간이라는 실존적 존재의 의미와 대결한다는 점에서 적잖은 유사성을 지니고 있다"면서 "다양한 배경의 연구자들이 모여 문화를 상호 이해하는 자리를 마련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