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 열린 의협 임시대의원총회는 아수라장이었다. 시장 바닥과 같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계란, 멸치액젖이 투척됐으며, 몸싸움이 벌어졌고 욕설과 고성이 오갔다. 이 과정에서 경만호 의협 회장은 눈 주위에 부상까지 입었다.
이 사건에는 전의총이 있었다. 전의총 회원들은 이날 임시대의원총회장에서 피켓 시위를 벌이면서 의견을 표출했다.
여기까지는 좋았다. 대의원들의 의사 결정에 반하는 의견을 표출하는 것은 회원들의 당연한 권리이자 의무다.
그러나 계란 투척 등 과격한 퍼포먼스가 연출되면서 임시총회장은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이후 가까스로 총회가 시작됐지만, 총회 중간 중간 야유와 욕설이 터져나왔다.
전의총의 이런 퍼포먼스는 처음이 아니다. 경만호 회장과 부산시의사회원과의 대화에서도 계란이 등장했고, 지난 몇년간 의협 대의원총회에서도 크고 작은 소동이 있었다.
전의총은 얼마전 회원이 5000명을 넘어섰다고 발표했다. 그만큼 의료계에서 영향력이 있다는 것을 스스로 선언한 것이다. 전의총 노환규 대표는 제도권인 의협 회장 출마 가능성까지 강하게 시사했다.
그렇다면 이제는 좀더 성숙한 표현방식을 이제는 찾을때가 된 것 아닌가.
이날 피켓 시위에 참여한 한 의사는 "폭력적인 방식에는 동의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전의총 모두가 동의하는 방식도 아니라는 것이다.
이날 상황을 능숙하게 정리하지 못한 의협 대의원회도 비판받아 마땅하다. 단호하게 대처하든 회원들을 품든 분명하게 진행했어야 했다.
더 이상 국내 최고 전문가집단이라는 의사들이 모인 곳에서 날계란 파편을 보고 멸치 액젖 냄새를 맡으며 온갖 욕설을 들어야 하는 상황이 반복되질 않길 바란다.